브랜드의 공간을 만드는 과정-히에타 hieta

by taeinkim


브랜드의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오래 여운을 두고 있는 곳은 히에타(hieta)이다.

기존에 했던 오랜 기간 공사를 해야하는게 아닌 가구나 오브젝트 중점으로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히에타를 처음 리서치했을 때,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웠다.

겨울이어도 따뜻해 보였고, 컬러는 힘이 있었고, 말은 없지만 분위기가 대답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설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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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랜드가 우리에겐 정말 흥미로웠던 이유는.

브랜드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컬렉션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너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간을 맡을 때 나는 무엇보다 먼저 클라이언트(브랜드)를 바라본다.

말투, 성향, 취향, 방향성. 어떤 마음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지가 공간의 결을 만드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첫 미팅 전, 나는 가능한 모든 흔적을 찾는다.

그 브랜드가 태그된 SNS, 콘텐츠, 컬렉션의 문구, 고객이 남긴 말들.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취향과 톤을 통해 브랜드의 결이 보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결을 읽는 과정에서 눈에 스치는 모든 흔적이 공간을 디자인하는 방향의 첫 단추를 끼우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준비 후에 시작하는 미팅은 서로가 더 밀도있게 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브랜드를 향한 공감대가 있는 상태에서는 더욱 다양한 요소에 대해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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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타의 공간의 컨셉을 잡는 과정중 첫번째 컬렉션인 "LOVE GIRLHOOD" 가 눈에 띄었다.

"커피를 한 손에 쥐고, 친구와 길거리를 걸으며 수다를 떨고있다.

그 때 창가나 거울에서 친구와 셀피를 찍을 때, 드는 가방 " 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있었는데

이 당시 시즌에 대한 문구와 콘텐츠를 보니 무언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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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을 상상하며 만든 SAND BLOCK DISPLAY



그래서 완성한 공간의 컨셉은 hieta girls’ lounge – ‘Everywhere we go, we make it hot!’이었다.

우리는 한겨울에도 뜨겁고, 동시에 장난스럽고 여유로운 그녀들의 라운지를 상상했다.

해변가로 여행을 떠나듯 편안한 마음과, 자신있게 걸어 나오는 에너지.

그리고 뜨거운 모래를 쌓아 데이지 꽃을 이쁘게 올려 완성하는 이미지.

그 모든 균형이 히에타의 결이라고 믿었다.






좋은 브랜드의 공간은 무엇인가? 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

결국 브랜드의 공간은 구조 보다 그 안의 결에서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 공간은 무뎌지지만, 그 안의 경험은 더 선명해지는 법이다.

나는 그 선명함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한 공간 한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