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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Jan 29.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9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어느새 아홉번째 클래스입니다.

변화하는 세계를 통찰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또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기도 해요.

어렵더라도 힘내서 따라오세요!



#16. 유튜브 혁명

         

                                        


 4차 산업혁명, 초 연결 사회는 미디어를 통한 소비 패턴과 역할을 바꿔내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 검색, 확산의 새로운 채널이자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도하고 있는 유튜브는 포노 사피엔스의 가장 강력한 집단 지성의 도구로 현재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아층과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막론하고 그 유입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하죠.


 유튜브는 2005년 5월 실리콘 차고지에서 페이팔(Paypal) 멤버였던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가 공동 창업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입니다. 구글은 2006년 16억 5,000만 달러(1조 6,000억 원)에 유튜브를 인수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증대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영상을 공유한다는 개념이 생소했습니다. 유선 인터넷이나 가능할까 모바일에서 비싼 데이터 통신을 통해 영상을 감상한다는 것은 보편적 방식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죠. 당시 와이파이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아 선명한 화질을 기대하긴 어려웠습니다. 또한 플랫폼 내 콘텐츠가 많지 않던 상황에서 그저 그런 하나의 동영상 플랫폼으로 인식한 사람들도 많았지요. 


 그러나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유튜브는 폭발적 성장을 하게 됩니다. 마치 애플 앱 스토어 플랫폼이 단기간에 전 세계의 앱이 들어찬 것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영상을 만들어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모델은 진입장벽 없이 꽤나 간단한 절차로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새 통신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스마트 폰 스펙은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는 즉각적이고 생생한 영상 콘텐츠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부부의 침실 문화도 바꿔 놓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곤 합니다. 예전에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잠들었던 반면 지금은 각자 이어폰을 끼고 서로 다른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다 잠드는 것이 아주 일상적이란 이야기죠.


 유튜브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사회적 명망가가 아닌 일반인이 자유롭게 만든 콘텐츠를 전 세계가 동시에 시청하고 또 의견을 교환합니다. 기존 미디어 매체의 한계를 고스란히 대체하게 된 것이죠. 특히 일방적 TV 방송국은 이로 인해 전례 없는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모 방송국 PD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과 트렌드 주도로 인해 방송국의 재정 악화와 시청률 저하는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었죠.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2018년 1,600억 달러(180조원)로 추산된 유튜브 기업가치는 현재 2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15년 만에 125배나 커진 셈입니다. 루스 포랏(Ruth Porat)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글이 보유한 사업 중 유튜브가 현재 가장 수익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유튜브 광고 매출은 미국 메이저 방송사인 NBC의 2019년 광고 매출(약 $60억)보다 2.5배 높고, CBS, Fox, ABC 등 메이저 방송사를 모두 뛰어넘는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매체 광고 매출 / ⓒ The information]


 국내 동영상서비스 시장 점유율도 80%를 넘어섰습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 앱’에 따르면 2019년 4월 유튜브 이용자는 3,271만 명으로 2018년 4월의 2,924만 명에 비해 12%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용시간은 작년 4월 총 258억 분에서 올해 4월 388억 분으로 50% 늘어났는데 이는 카카오톡(225억 분), 네이버(153억 분), 페이스북(42억 분) 보다 월등한 양이지요. 또한 전 연령층에 걸쳐 사용시간 1위이며,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86%를 차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상파 TV 시청률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2000~2018년(1~6월)까지 21세기 프라임시간대(오후 7시부터 11시) 수도권 시청률 추이를 확인한 결과, 지상파 채널 시청률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30대 시청률은 1/3, 20대 시청률은 1/5로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많던 시청자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매체를 달리했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앱을 통해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죠.


 유튜브는 이제 중요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손쉬운 참여, 공유, 활용, 비판과 같은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 집단, 조직, 공동체, 사회의 상호의존성을 공감하게 하고 공동체로 묶는 역할을 하죠. 정보와 오락기능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년 또는 실버세대들의 유튜브 유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본인들이 경험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기존 방송을 시청하는 과정 중에 여러 보도들 속에 녹아있는 내용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여기기 시작했고 방송국 스스로 자의적인 판단을 방송으로 내 보내는 것에서 소위 ‘가짜’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부터 유튜브로 시선을 돌려 일종의 붐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광화문 등지에선, 유튜버가 되어 열정적으로 방송을하고 계신 어르신들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미와 즐거움을 넘어 뉴스와 시사정보를 공유하는 채널로도 부상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단, 유튜브를 활용한 가짜뉴스는 빼고 말이죠.(웃음)


 유튜브는 1인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의 지평을 열며 유튜버로서의 성공이 금전적인 성공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얼마전 유튜버가 강남의 빌딩을 샀다는 보도를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저도 이번에 유튜버 수입에 대해 자료 업데이트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정도로 돈을 많이 벌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보람튜브의 경우 구독자가 2,100만 명을 넘고 연 수익이 100억 원을 넘는다고 알려졌죠. 웬만한 코스닥 상장 회사보다 높은 수익입니다. 보겸TV, 허팝 등 유명 유튜버 역시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유튜브 열풍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온라인상의 유명 인사를 가리키는 왕홍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웨이보, 타오바오몰 등에서 활동하며 최소 50만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일반인으로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막대한 성공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들의 활약으로 소비의 질이 향상되고, 상품 구매용의 전자상거래가 정보, 문화, 트렌드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되었지요.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화제가 되면 세계인에게도 매력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죠. 바로 BTS(방탄소년단)가 대표적이죠. 2018년, 빌보드가 발표한 ‘빌보드 200’ 차트에서 K팝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은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였죠. 12년 만에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앨범이 차지한 1위이자, 한국 가수로서 최초의 기록 달성이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BTS는 전 세계적인 팬덤을 일으키며 HOT100 차트 Top10 진입과 더불어 각종 상을 싹쓸이 하게 됩니다. 2020년 3월 현재 BTS는 빌보드 4번째 1위를 차지하며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해외 출장이나 여행길에 현지 방송 채널에서 BTS를 만나는 일이 어렵거나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되었죠. 저 같은 경우 유럽이든, 동남아시아든, 미국이든 가는 곳마다 TV에서 BTS 소식을 접했으니까요.(웃음)     


[BTS 유튜브 조회수 기준 상위 10개국 / ⓒ Bloter.net]


 아무튼 전설의 그룹 비틀스(Beatles)와 비교되는 이 엄청난 아이돌의 성공의 이면에는 바로 포노 사피엔스와 유튜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기존 자본과 대중 매체가 소비자의 선택을 만드는 시대에서 소비자의 선택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시대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기존 대형 기획사와 방송사 라인이 없으면 데뷔조차 힘든 관행을 깨고 BTS는 유튜브를 통해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팬클럽 ‘아미(Army)’는 전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신곡이 나오면 실시간으로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유튜브에 게재되고 이는 또다시 확대 재생산되면서 퍼지게 됩니다. 지상파 방송에 의지했던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원이 다른 접근입니다. BTS의 신곡 ‘Idol’은 공개 후 24시간 동안 유튜브 최다 조회수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이 신산업을 선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본과 대중 매체가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시대가 있어왔다면 BTS 이후로는 소비자의 선택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시대로 전환이 시작된 셈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은 ICT 기업이 만들었지만 결국 이를 발전시키고 전환시킨 주체는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였던 것입니다. 앞서 여러  예를 들며 설명을 했습니다만, 새로운 수요가 몰려 임계점을 넘으면 하나의 폭발적인 히트 상품이 만들어지고 이후 새로운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거대한 패러다임이 굴러가게 됩니다. 자동차가 그랬고, 스마트폰이 그랬습니다. 지금 규제에 막혀 세계 트렌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산업들, 다음 차례로 자율주행자동차나 헬스케어 등 그 무엇이 사용자가 원하는 변화의 압박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습니다. 마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격교육, 원격의료, 원격회의 같은 언택트(untact) 수요가 순식간에 늘어난 것처럼 말이죠. 


오늘 강의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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