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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Jan 29.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8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잘들 따라오고 있나요?

내용이 지루하거나 어렵진 않나요?

댓글로 의견 달아주시면 적극 반영해 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수업 시작~ 


#15. 소비자 혁명의 시대                   

                          

 휴대폰을 뜻하는 ‘Phono’와 생각, 지성을 뜻하는 ‘Sapiens’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의미하는 것으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세대’를 뜻합니다. 2015년 3월,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처음 소개한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다가오는 2020년에는 인구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유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2017년 말,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48.7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94.0%, 휴대폰 가입자의 86.8%, 총 모바일 회선의 76.4%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실로 엄청난 숫자입니다.     

    

포노사피엔스(최재붕 교수)


 특히 IMF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스마트 폰을 손에 쥐게 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대인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금융과 학습, 여가와 취미 생활에 이르기까지 삶의 광범위한 영역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데요. 비단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전자상거래의 유통 규모가 대형마트도 제쳐버릴 만큼 월등히 커졌으며, 주요 광고매체였던 TV나 라디오가 이젠 그 자리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매체에 속속 넘겨주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 생태계를 뒤바꾸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지금까지 생산자 위주의 관점에서 변화상을 살펴봤는데 소비자 관점에서 거꾸로 생각하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과연 누구인지 명확해집니다. 이 새로운 세대를 위해 핀테크, 모바일 쇼핑, e북과 웹툰, 영상 콘텐츠 등 모바일 소비에 최적화된 콘텐츠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등장에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O2O(Online to Offline)나 스마트 홈(Smart Home)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1인 크리에이터가 유명해지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초등학생들이 바라는 상위 직업군에 유튜버(Youtuber)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제 딸이 태어났을 때 세상은 이미 아이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던 시기였습니다. 아이가 기어다닐 무렵(돌이 막 지났을 당시라고 기억됩니다) 당시 일상적으로 스마트 폰을 ‘밀어서 잠금 해제’하는 부모를 보고 TV앞으로 기어가 ‘밀어서 잠금 해제’로 TV를 필사적으로 켜고자 애쓰던 모습이 떠오르네요.(웃음) 심지어 요즘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유아가 본능적으로 유튜브의 광고 스킵 버튼을 누를 줄 안다고 하니 말 그대로 네이티브 포노 사피엔스로 진화했는지도 모르겠네요.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은 세상의 주인을 60대에서 2~30대로 바꿔놓는데 주도적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거래하고, 소비하고, 교류하고, 미디어를 보고 듣고 금융 시스템까지 새롭게 바꿔놓은 사회에서 더 이상 기성세대는 문명을 주도할 수 없게 된 것이죠. 한동안 지속된 잡스 열풍을 아직 잘 기억하실겁니다.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기계에 속하는 스마트폰은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0년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80%가 소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폰을 손에 쥐게 된 인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또 경험하고 이를 공유하며 전에 없던 형태의 기업과 서비스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동시에 기존의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게 되었죠.


 먼저 은행에 가는 일이 줄었습니다. 대부분의 은행 업무는 상당 부분 스마트폰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인터넷 은행이 등장한 후로 직접 거래 건수는 2018년 기준으로 10%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은 2017년 127개 지점 중 무려 90개를 폐쇄하고 광역별로 통합 센터를 만들어 80%의 지점 폐쇄를 단행했다고 하죠. 제 경험으로 평일 오후 시간대에 방문한 은행에서 텔러분이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던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그 바쁜 은행 창구가 이렇게 변했다니요!(웃음) 저는 이제 ‘카카오 뱅크’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하고 심지어 계모임 통장도 개설하여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겹도록 귀찮게 해 온 공인인증서로부터의 탈출이 거래 은행 이동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합니다. 최근에는 토스(Toss)나 뱅크 샐러드같은 금융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의 약진도 상당합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운전기사와 승객을 중개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는 차량을 단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기업으로 ‘19년 5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후 조금 빠지긴 했습니다만 당시 기업 가치는 1200억 달러(약 134조9000억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3대 완성차 업체보다 높은 평가였죠. 음식 배달 서비스(우버이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디디추싱, 싱가포르 그랩 등 각국 차량 공유 1위 업체의 지분까지 소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출장길에 만났던 한국 근로자 한분은 점심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것보다 우버잇츠로 주문해 먹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얘기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말레이시아에서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된 그랩(Grab)이 주도하고 있죠. 동남아시아 8개국 225개 도시에서 승용차·오토바이·택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랩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억 건을 돌파했고 등록된 운전사 수는 약 700만 명에 달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동남아시아를 방문할 때 더 이상 택시를 이용하지 않게 되었는데 바로 사용자 경험때문이었습니다. 특히 그랩의 드라이버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새로운 플랫폼에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던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젋은 청년들이 자신의 직업으로서의 자부심이 확고했던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유독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물론 그들 나라도 기존 산업과 신산업 체제에서 겪는 갈등을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 문제는 조금 복잡합니다. 이 이슈는 후단 챕터의 새로운 갈등 부분에서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포노사피엔스(최재붕 교수)


 유통산업은 또 어떨까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체적으로 감소했으나 온라인 판매는 그 수도, 매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대형 백화점의 1/3이 문을 닫았습니다. 미국 백화점의 상징이자 유통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125년 전통의 시어스(Sears) 백화점도 2018년 결국 파산하고 말았죠. 미국 경기가 초호황인데도 대형 백화점이 파산한 이유는 아마존(Amazon)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연 매출도 100조원을 돌파한지 오래입니다. 이 온라인 유통을 통해 개인이 크게 성공한 사례들도 하나 둘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제·제테크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 ‘신사임당’은 180만원 월급쟁이에서 월 순수익 2,000만원을 벌고 있는 온라인 쇼핑 성공담을 전파하고 있고, ‘에이든’이라는 유튜버는 중국의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골라 계약하고, 아마존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통해 판매해 큰 성공을 거둔 이야기를 채널에서 코칭하고 있죠.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다면 물건이 당장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바로 판매자가 되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공유 숙박 중개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 역시 방 하나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숙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창업 10년 만에 400억 달러(약 43조 1,280억원)에 육박하는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에 공유 경제를 실현한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지만 보는 것, TV를 넘어선 새로운 매체로 자리 잡은 유튜브(Youtube)는 어떨까요. 구글은 2006년 16억 5,000만 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했는데 12년이 지난 2018년, 유튜브 기업 가치는 1600억 달러로 100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기존 산업의 관점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죠.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어 팔고 이윤을 창출한다는 공식이 깨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로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하거나 소비자가 만든 콘텐츠를 또 다른 소비자가 향유할 수 있게 해준 것뿐인데 기업은 막대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전문가들은 스마트 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유쾌한 사용자 경험은 시장을 창출하고 또 확산시켰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금융에서도, 유통에서도, 미디어에서도 또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있지요. 심지어 교육과 일자리 등에서도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랑게는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를 상대로 치르는 투쟁이라 보고 다음과 같이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안정성은 기존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경제적 진보를 막으려는 시도가 번갈아 나타남으로써 흔들린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실패할 때 엄청난 붕괴가 발생한다.’     


 경제적 진보를 막으려는 시도는 기득권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선택지이겠지만 역사적으로 늘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죠. 새로운 시업가가 지속적으로 시스템의 가장자리를 훑으며 새로운 혁신을 모색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혁신을 갖고 탄생한 서비스가 생산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거나 진입장벽을 터 버리면 기존 고객은 가치의 판단과 사용자 경험에 따라 자연스레 이동하게 되겠지요. 우버와 그랩, 에어비앤비 등은 차와 호텔이 없이도 공유경제를 통해 시장을 창출해 냈습니다. 유튜브는 영상 제작 하나없이 사용자끼리 영상을 공유하게 했고, 카카오 뱅크는 오프라인  점포 하나 없이 2년 만에 1,000만 가입자라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포노 사피엔스 세대가 무엇에 열광하는지, 어떤 소비를 하는지,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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