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 완역본>
"명화수록 무삭제 완역본 !", 내용을 보지 않고도 사서 볼까?하는 구미가 당기는 문구이다. 덜컥 책을 구매하고 읽기 시작한다. 아! 이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때로는 구약성경을 읽는 듯하다. 때로는 시 한편을 읽는 듯하다. 그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읽어나가는 경우도 있고, 한 문장에 담겨진 오묘한 인생의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파우스트'라는 제목으로 판매되고 있는 책은 축역본(축소해서 의역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흔히, 머릿 속에 영화를 그려가며 따라가기 편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이미 시작은 했다. 머릿 속에는 방금 전 읽은 내용이 남지를 않아, 다시 읽기도 한다. 그렇게 비극 1부를 끝내고, 비극 2부를 시작하니, 더 큰 난관이 나를 기다린다. 괴테는 그리스 신화의 수많은 신들을 등장인물로 삼고, 기본적으로 그 신들에 대하여 어느정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니, 그의 노래를 이어나간다. 구지, '노래'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거의 모든 문체가 시(poem)와 같은 운문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역주를 읽어가며, 그리고 읽었던 구절을 다시 읽고... 때로는 youtube를 통해서 요약된 파우스트의 내용을 듣기도 하다가... 후~~ 기다란 한 숨을 쉬며, 오늘로써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이렇게 겨우 한 번을 읽었다고 해서 '파우스트'를 읽은 것은 아니다는 것을 남기고 싶다. 천재적인 괴테가 20대에 시작해서, 80대에 집필을 마친 이 작품을 기껏 내가 쉽게 평가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파우스트' 이 책에 담긴 방대한 사상, 즉, 기독신앙, 그리스 신화, 그 당시의 학문(점성술, 연금술 등), 문화, 철학, 역사, 사회상 등의 괴테가 접했던 모든 대상들이 이 작품에 패러디의 형태로, 또는 사실과 같이, 또는 그 시대의 SF극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이런 역사의 기본 지식을 갖춘 이들은 아마도 더 많은 감명을 매순간 받아가며 읽을 것이리라. 어쨌든,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쓰여진 글자를 구경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교수의 youtube에서 소개되는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어보고(영어강의라 나의 listening 테스트도 함께 해 가며...), 어떤 철학자가 남기는 '파우스트'에 담긴 내용들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디오북이라고 2시간여 짜리를 들어보기도 하고... 완역본이라는 것을 일단 한번 읽어보고, Youtube의 도움을 받아보니, 그나마 이 작품에 대한 여운이 조금은 남게 되는 것 같다. Remakable revolution이라느니, 그 당시의 고전주의, 낭만주의, 계몽주의의 사상이 녹아있다느니.. 등등의 평가는 잘 모르겠지만, 200여년 전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모든 인류들에게 소개되고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당연히 있을 것이리라...
대략적인 작품의 줄거리는 한 두 문장만 타이핑하여 검색하면, 그 자료가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간단하게나마, 나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을 남겨보자면, 하느님과 악마 메피스토텔레스(개인적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름이 자꾸 떠오른다. ㅎㅎ)와의 계약으로 악마 메피스토(메피스토텔레스 줄임말)는 파우스트에게 접근하게 된다. 이는 구약성경의 욥기의 패러디이다. 그렇게 악마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접근하게 되었고, 안그래도 인생의 허무함으로 자살을 하려 했었던 파우스트는 세상에서의 즐거움(파우스트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을 주겠다는 메피스토에게 자신의 영혼을 거는 계약을 한다. 그래서 찾은 인생의 즐거움으로 '여인에 대한 사랑'을 경험하게 되며, 결국에는 순수했던 그레트헨(Gretchen)의 어머니를 그리고 오빠를 죽게 하고, 자신의 아기도 죽게하여 결국은 정신적으로 미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레트헨의 비극으로 1부를 맺는다. 아마도 괴테의 20대 시절에 집필했던 내용인지라, 인간에 대한 사랑이 큰 주제거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2부에서는 또다른 즐거움으로 지위, 명예, 권력 등을 얻는 것으로 부패한 어느 왕의 빈곤한 나라 살림에 '돈-지폐'의 도입을 통해, 일약 지위를 누리는 자리에 앉게 되는 파우스트, 그에게 바라는 왕의 욕망은 급기야 파우스트가 고대 그리스의 '헬레네(Helene, 그리스 최고의 미녀, 이 여인으로 인하여 트로이전쟁의 도화선이 됨)'와 '파리스(그리스 최고의 미남)'를 과거로부터 소환하게 되고, 여기서 파우스트는 헬레네와 사랑을 하고 되어, 아들 유포리온을 낳게 된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 또 헬레네의 이별로 다시 혼자가 되고... 악마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데리고 다시 그 황제에게 간다. 그 때는 마침 황제에게 반기를 든 내전이 일어나던 상황, 거기서 악마 메피스토의 도움을 받아, 반군을 무찌르게 되고...파우스트는 간척사업을 할 수 있는 바닷가(이는 황제의 계략이었다. 주고 싶어서 준 게 아니라, 뭔가 주는 척이라도 했던 것)를 얻게 된다. 파우스트는 간척사업을 통해 얻은 땅을 다스리던 중, 원하는 곳을 얻기 위한 악마의 장난으로 인해 두 노인의 집을 불태우고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때, 파우스트는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 내지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 결국, 비옥하게 그리고 평화로운 영토와 백성들의 평안을 보며, 파우스트는 죽음을 맞는다. 애초에 파우스트는 순간을 향해, "멈추어라. 너는 그토록 아름다우니!"라고 말하면, 악마 메피스토가 그의 영혼을 가져가기로 계약을 했던 터였다. 결국, 파우스트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여 얻었던 즐거움은 비극으로 끝맺음이 되었고, 백성의 안녕과 평화를 돌보는, 즉 타인을 위한 삶이 되었을 때, 세상의 즐거움을 표현한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기만 할 차례, 그러나 하늘 위의 세 천사가 내려와 파우스트를 건지고 이미 구원받은 그레트헨이 파우스트를 접하며, 영광의 성모가 함께 하고 있다.
끝으로, 마지막 대사를 남기며 나의 불완전한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신비의 합창 - "스러지는 모든 것은 / 오로지 비유일 뿐. / 온전치 못한 것이 / 여기서 사건이 된다. / 서술할 수 없는 것이 / 여기서 행해졌다. /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 우리를 위로 끌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