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브라더스

김호연의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by 하늘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 꼬박 이틀이 지났다. 소설을 가장(?)한 만화책인가? 키득키득이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책 표지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영준'에게 엎혀있는 세 명의 장정들(싸부, 김부장, 삼척동자)이 보인다. 나의 독서일기 리스트를 후다닥 훑어보며,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인데...' 우물쭈물한다. '이건 어떻게 독서일기를 남길까?' 머릿 속에선 혼자 키득거리며 웃던 기억만이 맴돌 뿐이다. 마치, 즐겨듣던 노랫가락이 아닌, 어디선가 불쑥 장기하가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읽은 책들에 대해 '독서일기'로 남겨 놓기로 하지 않았던가... 책이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위인도 아닐진대... 결국, 읽고 있던 <백년의 고독> 책을 잠시 접고,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 놓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식사약속이 있더랬다. 자연스럽게 사는 얘기가 오고 가고, Government Shutdown, 운동, 책 얘기도 오고 간다. 이미, 작년부터 1년에 50권 읽을 목표가 있다던 그였고, 그러기에 만나면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나눈다. Senior가 되어 갈 초입의 50대 아저씨들이 책 이야기로 감성에 젖기도 한다. '이 나이에 내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던가! 흐흐흐...' 그는 이 책이 재미 있었고, 세 번이나 읽었더랬다. 더욱이 좋은 것은, 근방의 지역 도서관에서도 쉽게 빌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 그럼 부담없이 한번 읽어봐야 겠구만...' 한글 책은 어떻게 검색해 보지...? 도서관 웹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이건 뭐야...? puradosu...? 브라더스를 이렇게 쓴다고?' 영어를 한글로 써 놓으니, 그 한글을 영어로 충실히(?) 표기하는 친절을 경험한다. '한글이여, 위대하라!!!'



이 작품의 바로 전에 금번 노벨문학상 수상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사탄탱고>를 읽었고, 그것의 질퍽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이후였기에, 밸런스를 맞추기에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책의 전반부부터 웃음과 재미가 터지기도 했고, 옥탑방 자취생활의 찐경험의 이야기인지라, 어느새 책의 반을 읽고, 또 어느새 마지막 장을 마주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장기하의 노래에 빠져들 듯이... 개인적으로는 영화배우들의 이름을 등장인물에 맞춰 나열해 보는 상상도 해 본다. 정우, 성동일, 백윤식, 강하늘이라면 어떨까? 책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혹시 공감하고 있지는 않을까?




혹시, 영화가 나왔을까 검색을 해 본다. 주로, 대학로 또는 홍대근방의 연극 공연이 성행했던 장면들이 결과로 보인다. '그래, 당연히 연극으로도 있을 법하지...' 신나게 배꼽잡으며 일상의 사는 얘기를 공감할 수 있으리라. 다만, 전반부의 빵빵터진 표현들이 익숙해지니, 후반부에서는 조금 예상이 된다는 점...?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맞춘 듯한 다소 서두른 마무리...? 약간 결말을 열어두고 되짚어보는 여운을 독자들에게 남겨줬더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남기면서, 이렇게 <망원동 브라더스>의 짧은 독서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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