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가
새해를 앞두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은 어떻게 하면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하루를 시작할 때 조금은 즐겁고, 무언가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성과는 결과지만, 기대는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나는 그 분위기가 우리 팀에서 확산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우리는 이미 해오던 것들을
거창한 혁신이 아닌, 반복 가능한 작은 루틴을 추가하여
조금 더 분명한 방향과 구조를 얹기로 했다.
아침은 늘 같은 모습으로 시작한다.
체조 음악이 나오고, 몸을 풀고, TBM(Tool box meeting)을 한다.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사이렌 자료를 함께 보고,
오늘의 사고가 ‘남의 현장 이야기’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 현장에 대입해 본다.
그리고 그 짧은 약속을 로그북에 남기고, 각자의 이름으로 서명한다.
형식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서명이 오늘 하루를 안전하게 보내겠다는 작은 나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월~목 오후가 시작되기 전, 함께 화면 앞에 앉는다.
플랜트와 설비 엔지니어링 기초를 다룬 짧은 영상 하나를 보고,
“저건 우리 공장에서는 가능할까”,
“저 방식이 위험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누군가는 처음 듣는 개념을 배우고,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다시 정리해 본다.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설비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감각이다.
그 감각을 몇 줄의 기록으로 남기며, 지식은 서서히 팀의 공통 언어가 되어갈 것이다.
금요일 오후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한 주 동안 각자가 발견한 유해·위험요인을 꺼내놓는다.
작업 동선, 애매하고 불편한 밸브 위치,
입사 때부터 그래왔다고 넘겨왔던 것들.
이러한 의도적인 의식이, 위험을 인지하는 지각이 된다.
4주 차에는 한 달 동안의 유해·위험요인의 조각들을 모아
어떤 위험이 반복되고, 무엇이 개선되었는지를 함께 돌아보며 12달의 퍼즐을 채워갈 예정이다.
금요일 오후 유해·위험요인 발굴이 마무리되면,
작업허가서에 포함된 JSA(Job Safety Analysis)를 한주에 하나씩 꺼내어 함께 들여다보기로 한다.
형식적인 작업안전분석이 아니라,
실제로 구체화된 작업 절차상의 위험성 평가를 꺼내 놓는다.
안전 교육, 안전 작업 환경, 필요하고, 불필요한 요소들, 개선 사항.
이 대화들이 쌓여,
형식을 넘어선 기준을 만들어 가리라.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조용한 자리를 만든다.
팀원 한 명 한 명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잘한 것, 힘든 것, 배우고 싶은 것,
그리고 몇 개월 뒤 어떤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은지.
이 시간은 평가나 꼰대가 아닌 동행의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혼자서는 버거운 길도,
함께라면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성장은 분위기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의지도 오래가지 않는다.
대신 작은 루틴을 이어가고, 기록이 쌓이고,
이러한 발걸음이 결국 우리의 문화를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1월을 시작하며,
더 빨리 가기보다
더 오래갈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
하루를 기대하며 시작하고,
작은 성취를 자주 느끼며,
각자가 원하는 자리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아마 내년의 어느 날,
이 루틴들이 너무 익숙해져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그때쯤이면 우리는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