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도, 다시 안전을 이야기한다.
공장에서의 화재는 정말 무섭다.
특히 용매를 사용하는 위험물 제조소에서는 더 그렇다. 정전기 하나, 작은 스파크 하나로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장 내부 위험지역은 방폭기구를 적용하고, 국소배기와 온·습도 관리에 신경을 쓰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주기적인 위험성평가와 비상훈련을 반복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생산이 잘 돌아가고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면 안전은 점점 뒤로 밀린다.
“별일 없었잖아”라는 말이 기준이 되고, 안전 활동은 어느새 요식행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 사고는 늘 ‘별일 없던 날’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현장을 점검하러 갈 때, 체크 서류만 확인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높은 곳에도 올라가 보고, 장비 소리도 귀 기울여 듣고, 진동과 온도를 손으로 느껴본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고소작업을 하고 있고, 중량물을 만지고 있고, 밀폐 공간에 가까운 곳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의 이런 일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안전모 생활화’를 팀의 모토로 삼았다.
요즘도 아침 TBM 때마다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하루 이틀 지나면, 안전모를 쓰고 있는 내가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진다. 모두가 차에 타면 안전벨트를 당연히 매는 것처럼, 안전모와 보호구 착용도 그렇게 자연스러워질 수는 없을까. 그걸 어떻게 생활로 만들 수 있을지, 요즘 들어 더 자주 고민하게 된다.
엊그제는 근처 빵공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작은 폭발음과 함께 시작된 불은 외벽 판넬을 타고 옆으로 계속 번져 나갔다. 흔히 “불구경이 제일 재미있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 장면을 마주한 마음은 무거웠다. 한순간의 화재로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 타고 남은 냄새와 재는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비상훈련과 빠른 대처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 사실이 그나마 마음을 놓이게 했다.
결국 안전은 누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위험한 순간에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힘은, 반복된 훈련과 경험,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이는’ 시선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나와 내 동료가 있는 이곳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각자의 꿈을 이어가고, 가정을 지키며, 회사와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불은 순식간이지만, 그 불을 막는 경각심은 매일 쌓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안전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