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전실 법적 정기점검 있는 날

정전 및 복구

by 이재원

오늘은 공장 한 지역의 수변전실 법적 정기점검이 있는 날이었다.
22,900V의 수전을 받아 변압을 통해 현장 장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로 3년에 한 번씩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검사다. 다행히 최근 날씨는 상온을 유지하고 있고, 이번 주는 생산동이 유지보수 기간으로 계획 정전은 전체 일정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이번 점검에는 20년이 넘은 400 kVA 변압기 교체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진행팀은 분주히 움직이며, 점심시간도 반납한 채 작업을 이어갔다. 한시라도 빨리 전기를 다시 공급해 주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전기는 공장의 심장과 같아서 멈춰 있는 동안은 괜찮아 보여도, 오래 멈추면 모든 것이 멈춘다.


우리 팀은 정전에 대비해 각 파트별 전원 차단 리스트를 사전에 준비했다.
전기가 끊겼다가 다시 투입되는 순간, 인버터와 PLC, 터치 패널, UPS 중 일부가 고장 나는 경우를 우리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전원 투입 시 과전압이나 이상전압으로 전자기기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고, 정전 시간을 최대한 짧게 유지되도록 차단기를 내려두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공장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동력분전반과 제어판넬의 전원을 차단했다.
특히 공조기처럼 전원이 복구되면서 의도치 않게 밸브가 열려 스팀이 투입되는 일이 없도록 꼼꼼히 확인했다. 준비가 끝나고 전원이 완전히 차단된 공장은 고요했다. 밸브 작동용 에어가 미세하게 새어 나오는 소리만이 공간을 채우며, 묘하게 정적인 풍경을 보여주었다.

각 파트에서는 이 시간을 활용해 정전 시에만 가능한 교체 작업과 유지보수를 병행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변압기 교체와 검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오후 2시경 수변전실에서 전원 투입을 시작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제부터는 우리 시간이다.
생산동 동력분전반의 전원 상태를 확인하며 순차적으로 장비별 전원을 투입했다. PLC, 인버터, UPS 상태와 작동 여부를 하나씩 확인했다. 각 파트는 맡은 설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거의 2시간에 걸쳐 생산장비와 유틸리티 설비의 전원이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못한 인버터와 PLC가 발생되었다. 인버터는 유지보수 기간 중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차주 협력업체를 통해 정밀 점검하기로 했고, 에러가 발생한 PLC는 부품을 하나씩 교체하며 불량 파트를 확인하고 시스템을 복구하였다.


바로 조달이 어려운 스페어 부품은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을 확보해 두고, 인버터 세팅값과 PLC 프로그램은 사전에 백업해 둔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정전 복구는 훨씬 길어졌을 것이다.

모두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장비를 정상화했다.
오늘 하루만 해도 대부분 1만 보 이상을 걸었다. “하나라도 문제없도록 더 확인하겠다”는 마음의 표현이리라.


전기가 다시 흐르고, 장비들이 스탠바이 상태로 안정되었을 때 비로소 숨을 돌렸다.
이번 정전도 사고 없이, 큰 고장 없이 마무리되었다. 준비와 협업, 그리고 반복된 경험이 만든 결과다.

전기가 멈춘 하루,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보게 된다.

오늘도 공장은 다시 활기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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