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인간이 스토아 철학에서
배운 것

불안을 이기는 철학을 읽고

by 자기계발덕후

스토아 철학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는 무심해지라고 가르치죠. 통제할 수 있는 것에는 '자신의 성품, 행동,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통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어떤 일을 시킨다고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은 부하 직원이 그 일을 할 겁니다. 이렇게 보면 부하 직원의 행동은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하 직원이 그 일을 안 할 수도 있고, 상사의 통제가 싫어서 퇴사할 수도 있죠.


여기에서 상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부하 직원이 아니라, 상사 본인의 행동 및 부하 직원을 대하는 태도만 통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하 직원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하지 말고, 잘 듣는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저 자기 행동을 들여다보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라고 하죠.



그저 정신 승리가 아닌가?


위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심리적 거부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일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자기 자신만 챙기면 된다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또한 상처받을 게 두려워 애초에 기대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도 들렸습니다.


현재 저의 상황에도 이입이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저는 3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한 번도 연애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해야한다는 핑계로 연애를 멀리했으며, 성인이 되고 나서는 나의 길을 먼저 개척해야 한다는 핑계로 여자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핑계일 뿐 솔직한 심정은 상처받는 게 두려워 연애를 시작하지 못한 겁니다. 고백했을 때 거절당하는 두려움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문제를 덮고 회피해왔습니다.


회피형 인간인 저의 관점에서 스토아 철학을 접했을 때, 그저 회피의 핑계를 제공해 주는 정신 승리에 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회피의 핑계가 아니라, 도전의 도구였다.


스토아 철학을 조금 더 깊게 살펴보니, 그 방점이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무심한 것'이기 보다는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무심해지라는 이유도 여기에 쏟을 힘을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쏟기 위해서입니다. 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스토아 철학은 도전을 촉진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전을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실패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두려워 시도해 보지 않고, 어차피 안 될 거라는 말로 위로하며 애써 상황을 외면합니다. 저도 정확히 같은 이유로 시도하지 않고 회피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결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꿈꾸면서도 연애를 피하는 모순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을 알았더라면, 현재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성의 마음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임을 알기에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할지 싫어할지에 신경을 덜 쓸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사람을 대하는 나의 성품, 행동, 태도에 그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및 행동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연애 성공 확률도 더 올라갔을 거라 생각됩니다. 설령 거절당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그 사람의 마음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큰 상처를 받지 않았을 겁니다.



도구를 잘 활용하자.


경로에 놓인 장애물은 길을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새로운 길이 된다. 모든 장애물에는 현재 상태를 개선할 기회가 숨어 있음을 잊지 말라 - 라이언 홀리데이


철학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됩니다. 칼이 요리에 도움을 주듯, 철학도 삶에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도구를 쥔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칼을 잘못 사용하면 해를 끼칠 수 있듯이 철학 또한 인생에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의 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회피를 위한 핑계로 사용할지, 도전을 위한 디딤돌로 사용할지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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