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정말 달라질수 있을까요?"

어느날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by 아빠쌤

수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아이들에게 잠시 자유 시간을 주었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던 맨 앞줄의 한 학생이 갑자기 손을 들고 내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선생님, 저 중간고사 망했는데… 기말고사도 가능성 없겠죠?”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지요.
그 아이의 눈빛은 진지했습니다. 단순한 성적 고민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지요.

나는 잠시 멈춰 섰고. 천천히 물었습니다.
“내가 전에 말했던 ‘우상향 곡선’ 이야기 기억나니?”

고개를 끄덕인 아이는 조금 망설이다가, 조심스럽지만 또렷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근데 선생님,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잖아요. 바꿔 쓰는 거라고 하기도 하고요.
사람은 잘 안 변한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전 제가 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조용하던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저에게 어떤 이론보다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말 속에는, 어쩌면 누군가의 경험에서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었을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나는 교과서보다 더 진솔한, 저의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 맞아. 그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지.

근데 말이야, 참 이상하지 않니?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실이

‘모든 건 변한다’는 사실이라는 거야.

그런데도 사람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더라. 그만큼 사람이 변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해. 왜냐하면, 내 삶을 돌아보면 나는 꽤 많이 변했거든.”


처음 지금 학교에 왔을 때 별명이 ‘백곰’이었습니다.
하얗고 포동포동해서 그렇게 불렸습니다. 지금은 어떤가?

요즘은 “좀 더 먹어라”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다. 식습관이 완전히 바뀐 거죠.

고기 없이는 못 살던 제가, 이제는 담백한 음식을 즐깁니다.


성격도 마찬가집니다.

한때는 전형적인 ‘티(Thinking)’형 인간이었죠.
아내는 아직도 저를 ‘극티’라고 놀리지만, 요즘은 “좀 에프 같아졌어?”는 말도 듣습니다.

혼자 있는 걸 어려워하던 제가 지금은 산책, 독서, 생각 정리 같은 고요한 시간이 오히려 위로가 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았지요.
변화는 본능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그런 변화는 보통 '계기' 없이는 오지 않지요.

저에게도 그런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같은 날이죠.
결혼기념일.

솔직히 말하면, 제가 지금 이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던 건, 90%는 아내의 간절한 바람, 애씀, 강요(…) 덕분이고 나머지 10%는 제 자신을 믿고 바꾸고자 했던 마음이었습니다.


네 눈에 비치는 선생님의 모습들 있잖아? 그 대부분은 원래 없던 것들이야.

그래서 나는 믿는다. 사람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 바꿔 쓰는 거다.”

이 말은 어쩌면 그저 평균적인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지도 몰라.

하지만 말이야, 특별한 사람은 달라. 특별한 사람은 매일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하지.

사소한 변화라도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더라.

그리고 그런 특별한 사람은 누구냐고?

바로 지금 너처럼 질문하는 사람이야.

고민하고,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묻는 사람.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은 없어. 단지, 평범한 사람이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특별해지는 거야.

나는 너를 보며 확신했지. 그 질문을 꺼낼 수 있었던 용기. 그 변화의 가능성을 말할 수 있었던 진심.

그걸 가진 너는 이미, 특별한 사람의 길 위에 서 있는 거야.


기말고사?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너 자신을 믿는 마음이야. 스스로를 믿어봐.

기말고사 날,
진짜 너 자신도 놀랄 만큼 당당한 너의 모습을 상상해 봐.

“열심히 한다고 모두 성공하진 않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열심히 했다는 말이 있어.”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던 사람들,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 언젠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상상했던

사람들만이 변화를 만들어냈다.


오늘 나눈 이 대화가
누군가에게도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질문을 멈추지 말 것.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자신을 믿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