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에게 건네는 세 가지 인생 선물

시리즈 성적표에는 적히지 않는 진짜 인생 이야기 2

by 아빠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한 서프라이즈 파티였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이렇게 한 방향으로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이

그날은 유난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아이들의 기억 속에 조금 오래 남을 말을 하나 건네고 싶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고, 지금은 잘 몰라도 괜찮은 이야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아침 출근길에 아내에게서 들었던 짧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책에서 읽었다며,
“기회가 되면 아이들에게도 꼭 들려주세요”라고 했던 아내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그날 교실에서 꺼냈습니다.


첫 번째 선물, 책

“마치 준비한 것 같지만, 오늘 아침 아내와 나눈 이야기야.”

아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열세 살이 되면 성년식을 겸해 세 가지 선물을 건넨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책. 성경책입니다.

세상이 흔들릴 때 마음을 붙잡아 줄 수 있는 것,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내면의 안식처 같은 믿음이라고 했습니다. 종교의 의미도 덧붙였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끝까지 붙잡고 갈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선물, 돈

두 번째는 현금입니다. 가족과 친척들이 조금씩, 조금씩 모아 건네는 돈. 적지 않은 액수라고 했습니다.

왜 돈일까,

아이들 눈빛이 묻고 있었습니다.


믿음과 가치만으로는 세상을 건너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만큼의 현실적인 힘도 필요하다고. 그 돈은 부자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위한 첫 번째 자본이라고 전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세 번째 선물, 시계

마지막 선물은 시계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삶의 방향을 만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믿음이 있어도, 아무리 필요한 돈이 있어도 시간을 흘려보내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시계는

‘바쁘게 살라’는 뜻이 아니라 ‘내 시간을 내가 살라’는 선물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습니다.


아이들 마음속에 남았으면 하는 것

그날,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 세 가지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흔들릴 때 돌아갈 수 있는 믿음 하나,
그 믿음을 지켜줄 최소한의 경제적 감각,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에 대한 태도.



지금은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살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날이 있을 테니까요.

그날 교실에서 저는 가르쳤다기보다 함께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건 아이들이 먼저 마음을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고마웠습니다.

우리 반, 스물두 명.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책과 돈과 시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가방 속에 있던 먼슬리 다이어리가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삶의 주도성이라면, 플래너는 그 시간을 실제로 살아내는 도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인생을 예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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