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괜찮은 나이, 마흔

『마흔의 기술』을 읽고, 나에게 남은 문장들

by 아빠쌤

마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서툰 나이...

마흔은 흔들리지 않아야 할 나이가 아니라 흔들려도 괜찮은 나이


마흔의 기술』을 읽고 책을 덮지 못한 채 오래 앉아 있었습니다. 밑줄을 긋고, 그 문장들을 다시 필사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문장을 읽은 것이 아니라 문장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필사한 문장들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다가 다시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나는 그 질문들에 천천히, 서툴게 대답했고 그 과정에서 몇 개의 문장이 마음 깊숙이 내려앉았습니다. 이 글은

그 문장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서툰 나이, 마흔을 살아가는 분들과 조용히 나누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마흔이 되면 가족이 많아집니다. 부모와 형제로 이루어진 원래의 가족이 있고, 지금 함께 살아가는 현재의 가족이 있습니다. 모두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소중한 이들 앞에서 우리는 가장 서툴러집니다.


왜일까요?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가족이 불행하다면 ‘말’ 때문입니다.


가족이기에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가족이기에 조금 거칠어도 괜찮을 것 같고,
가족이기에 참아야 할 것 같아서
우리는 가장 쉽게 상처를 줍니다.


행복한 가족의 비밀은 따뜻하고 상냥하고 위로받는 듣기 좋은 말 한마디에 있습니다. 가족은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 같으면서도 실은 나를 가장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어려운 가족을 쉽게 대하지 마세요


그래서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어떤 방식의 위로를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솔직하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가족은 알아주기를 바라는 존재가 아니라 계속해서 배워가야 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관계...

마흔쯤 되면 관계에 조금은 능숙해질 줄 알았습니다. 조금 더 여유롭고 조금 더 세련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관계 앞에서는 서툽니다. 그래서 나는 관계를 잘하는 법보다 망치지 않는 법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낮추면 상대도 나를 낮춥니다. 존중받고 싶은 마음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따스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관계는 기술이 아니라 온도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만남의 양이 아니라 질입니다.


그리고 아래 문장 앞에서 나는 잠시 웃었습니다.


나를 불편하게 했던 상대방이 포유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관계를 끝까지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작은 허락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이 말을 가장 많이 삼키게 되는 시기가 마흔 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나의 준비 여부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나를 어른으로 바라봅니다.


어른은 나이가 아니라 역할로 정해진다고 합니다.


부모 됨 역시 저절로 주어지는 본능이 아니라 매 순간의 선택입니다.


부모 됨은 거룩한 행위이며 어른으로 살아가며 행하는 가장 위대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성장시키는 일은 분명 힘든 여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 역시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마흔은 ‘나’가 가장 쉽게 사라지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가족으로, 부모로, 관계 속 역할로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나는 자주 뒤로 밀려납니다. 그래서 이 문장들이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불안한 것은 인생의 숲에서 길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작은 안심이 됩니다.


흔들리지 않는 마흔을 꿈꿔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삶에도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생이란 원래 별일이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문장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마흔 이후가 전 생애 중 가장 큰 도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려는 것들...

가장 큰 도전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금의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 봅니다.


50대를 만나 40대에 꼭 했어야 했던 일, 후회되는 일들을 물어봅니다.

술은 기쁠 때만 마시는 것

책을 숙제처럼 읽고 문장 하나를 마음에 남깁니다.

어떤 말을 할지보다 어떤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이 작은 실천들로 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을 조용히 시작하려 합니다. 흔들려도 괜찮은 나이, 마흔입니다. 이 글이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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