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기술을 읽고 마음에 남긴 문장들.
이호선 님의 『사십의 기술』을 읽고 자연스럽게 『오십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십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펼치기도 전에 제 마음을 붙잡은 문장이 있었습니다.
오십이 되면 아무도 나를 위해 조언해 주지 않는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고개가 조용히 끄덕여졌습니다. 틀렸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우리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나이에 와 있었습니다. 이 글은 『오십의 기술』에서 제가 밑줄을 긋고 오래 머문 문장들과 그 문장 앞에서 제가 스스로에게 건넨 생각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아무도 조언해 주지 않는 나이가 되어가는 분들이 조금 덜 외롭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책을 읽고 정리하다 보니 한 단어가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관계입니다. 오십만의 화두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오십이 되면 관계는 선택의 문제가 됩니다. 유지할 것과 내려놓을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로 살지 않고 마음으로 산다.
이 문장은 오십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몸은 분명 나이를 먹어가는데 마음은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미성숙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중년에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아직도 감탄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불평보다 감탄이 먼저 나오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잘 돌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관리법이란 나만의 위로 장소, 위로 음식, 위로 노래를 갖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나만의 위로 목록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의외로 많지 않았고 그 사실이 조금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가진 걱정은 과거의 걱정은 후회, 현재의 걱정은 걱정, 미래의 걱정은 불안이다.
걱정의 이름을 이렇게 나누어 보니 내가 붙잡고 있는 걱정의 대부분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꿀 수 있는 일은 즉시 조치하고 바꿀 수 없는 일은 그냥 잊어버려라. — 잔 칼망
이 문장은 오십에게 필요한 태도를 가장 단순하게 정리해 줍니다. 나는 과연 바꿀 수 없는 일 앞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일상이다.
결국 나를 살게 하는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하루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꿀 떨어지는 부부가 절대 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책은 부부 관계를 감정이 아니라 기술의 영역으로 설명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사랑해서 참는 것’과 ‘기술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꿀 떨어지는 부부는 ‘사랑해’보다 ‘괜찮아’를 더 자주 말한다.
이 문장을 읽고 ‘괜찮아’라는 말이 이해와 수용의 언어라는 것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느꼈습니다.
부부는 공개적으로 싸웠다면 공개적으로 화해하라.
이 문장은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말입니다. 부부의 관계는 아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교과서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해야 할 말보다 자녀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너는 어떤 말을 듣고 싶니?”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얼마나 자주 아이에게 필요한 말을 주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고맙다. 그리고 공개적인 칭찬.
지금의 인정은 과거의 부족함을 덮고도 남는 힘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티칭의 시대에서 코칭의 시대로.
이 문장은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유효한 메시지라고 느꼈습니다.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게 돕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니라 계속 만나게 되는 친구가 좋은 친구다.
이 문장은 관계의 본질을 정확히 짚습니다. 지금도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이 이미 충분히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존경받는 사람은 답보다 질문을 잘한다.
그래서 오십의 관계에는 말보다 질문이 더 중요해집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이 문장은 차갑게 들리지만 오히려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가장 챙겨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조언해 주지 않는 나이, 오십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문장을 통해 배우고 생각을 통해 스스로를 다독여야 하는 나이입니다.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납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