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이라고 쓰고, 행복이라고 읽는다.
수능을 준비하는 치열한
고3 교실을 보고 있으면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습니다.
문제도 계속 풉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몰입하고 있는 느낌은 아닐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행복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몸은 교실에 있는데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불편하고 힘들어만 보일까요.
이 모습은
아이들만의 이야기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도 나름 성실하게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해야 할 일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늘 어딘가 답답했습니다.
열심히는 하는데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목표가 아니었다는 것.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몰입이었습니다.
몰입은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이유 없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분명해질 때
비로소 몰입합니다.
몰입은 보통
두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위기감과 재미입니다.
관계가 흔들릴 때를 떠올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멀어질 것 같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관계에 집중합니다.
그때는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그 사람에게 온 마음이 향합니다.
반대로 아이들을 보면
전혀 다른 이유로 몰입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제저녁의 일입니다.
아이를 보니 거실 바닥에 앉아
빈 박스를 자르고 붙이고 있었습니다.
소방차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느꼈습니다.
몰입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위기감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만드는 것.
“이 일을 세계에서 가장 잘해보겠다.”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
그 일은 더 이상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됩니다.
그런데
그 목적은 항상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선택해야 합니다.
결과는 흔들리지만
과정은 내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정에 몰입하는 순간
그 자체가 이미 의미가 됩니다.
존 고든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
소망하고 이루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은 모두 오르막이다.
문제는 사람들의 꿈은 오르막인데
습관은 내리막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대부분
오르막 위에 있습니다.
의미 있는 일도 성장도 관계도
모두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오르막을 올라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몰입입니다.
고3 아이들에게 늘 말합니다.
입시가 끝이 아니라고.
입시가 끝나면
훨씬 더 긴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고.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지금의 과정입니다.
지금 몰입해 본 경험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반드시 다시 쓰이게 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목표가 아닙니다.
더 많은 공부도 아닙니다.
스스로 선택한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아이를 지켜봐 주는 것.
그래서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나는 지금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아이는
그 길을 걷고 있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무엇을 이루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내 선택이었는가.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
행복의 비밀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일에 몰입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