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동시에, 자신이 남긴 흔적이 인터넷에 오래 남는 것을 두려워한다. 노출은 원하지만, 흔적은 원하지 않는다. 그 모순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게시물인 인스타그램 스토리다. 자기표현의 욕망과 자기통제의 필요 사이에서 찾아낸 정교한 타협점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조차 올리지 않는다.
페이스북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사용자 중 단 9%만이 적극적으로 게시물을 쓰고 소통한다. 나머지 91%는 조용히 스크롤만 한다. 온라인 공간은 겉보기에 북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소수가 컨텐츠를 만들고, 대다수는 그들이 만든 컨텐츠를 그저 소비한다. 소통이 아니라 발신자는 적고 수신자만 넘쳐나는 일종의 방송이다.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 교수 매슈 O. 잭슨은 이런 비유를 들었다. "당신이 작은 파티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 온 손님 대부분이 당신만 아는 사람이라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당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구조가 그렇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친구들보다 친구 수가 적다. 이것을 '친구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인기 있는 사람은 많은 사람의 친구 목록에 오른다. 반면 친구가 적은 사람은 적은 수의 목록에만 이름이 올라간다. 결과적으로 내 친구들의 평균 친구 수는 나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SNS도 마찬가지다. 트위터 통계를 보면, 이용자의 98% 이상이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보다 팔로워 수가 적다.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나보다 10배 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다. 결국 우리 피드를 채우는 것은 과잉 연결된 소수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는 소수의 것이지만, 너무 자주 보이기 때문에 마치 다수의 생각처럼 느껴진다.
인플루언서가 게시물 하나를 올리면, 수십만 명에게 동시에 노출된다. 우리는 그것을 보며 생각한다. '아, 요즘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그런데 그것은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평균이 아니라, 과잉 노출된 소수의 한 장면일 뿐이다.
소수의 기준이 평균처럼 여겨질 때,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낀다. 이것이 '평균의 종말'이다. 실제 평균은 아무 말이 없고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화려하게 노출된 소수의 삶뿐이다. 특히 청소년에게 이 구조는 더 치명적이다. 소수 유명인의 삶을 전체 현실로 오해하기 쉽고, 그 오해는 자존감을 흔들고 불안을 부추긴다.
이 구조는 투자 시장에서 특히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과거엔 정보를 신문이나 증권 방송에서 얻었지만 이제는 유튜브, 커뮤니티, SNS에서 얻는다.
문제는 이 정보들이 '무엇이 사실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많이 보였는가'에 따라 선택된다는 점이다. 높은 조회수, 많은 추천. 이것들은 정보가 진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많이 보이기 때문에 신뢰받는다.
노출된 소수의 경험이 다수의 진실처럼 오인된다. 주변 모두가 저 종목을 사고 있는 것 같고, 모두가 수익을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불안이 실제 시장을 움직인다. 특정 종목이 커뮤니티에서 퍼지면 주가가 반응한다. 투자자는 정보가 맞았다고 착각하지만, 실은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가 가격에 영향을 준 것일 뿐이다. 정보가 현실을 예측하는 게 아니라, 정보가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파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파티에는 끝이 있다. 찬물이 끼얹어지고 다수의 투자자는 조용히 퇴장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은 다시 다른 얼굴로, 같은 구조로 서사를 반복한다.
다수는 침묵하고 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말하는 소수일 뿐이고, 말하지 않는 대다수는 언제나 피드의 이면에 머물러 있다. 진짜 다수는 드러나지 않고,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우리는 그 침묵을 읽지 못한 채 과잉 노출된 소수의 목소리에 끌려다니며, 어느새 그들의 판단을 나의 기준인 듯 착각하게 된다.
누군가 강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위계가 없지만 따르지 않으면 불안한 심리, 자발적 복종의 구조, 자유를 원하지만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그 본능이다.
투자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질문은 '어디서 정보를 얻을 것인가'가 아니다. 그 정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의심하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타인의 생각이 아닌, 나의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생각은 고갈되고 있다. 정보의 출처를 묻고, 그것이 흘러가는 구조를 읽을 수 있는 눈.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 구조 속에서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