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든지 말든지

캠페인 멈춤

by Dr Wolfgang H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차도를 합법적이고도 안전하게 건너려는 사람들이 대기 중이다.


100 미터 전부터 그이들이 보였는데 내 앞 차까지도 그들을 먼저 보내줄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든지 말든지

그 의지가 있는 나는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으며 차를 세웠다.


언제쯤 자신들의 차례가 올까 예측하지 못하던 그들은

나의 정지에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

그다음에는 건널지 말지를 망설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걷다가 횡단보도 중간쯤에 이르러는 내게 목례를 하며 종종걸음으로 뛰기 시작한다.

미안한 감정이 들었나 보다.


면허 시험을 준비하며

차보다 사람이 우선임을

특히, 횡단보도에서는 주의해야 함을 숙지했더랬다.


11년을 거주한 외국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

36년째 거주하고 있는 고국에서는 당연하지만 미안한 일.


당연한 권리를 누리는 상황이 미안함과 감사를 불러오는 것을 보니 괜스레 짠한 감정이 올라온다.

권리를 권리인지 모르는 존재와

그들의 권리임을 알지만 실행에 옮기기를 원치 않는 자들.


둘 다 짠해서다.


나의 멈춤이 보행자에겐 어리둥절함이고

뒤 운전자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상호가 알고 있는 법과 식이 실행됨에서 오는 기쁨과 안정 그리고 계몽의 기회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마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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