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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Nov 11. 2024

아웃사이더: 임상진

영화 '댓글부대' (2024)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싸 임상진


임상진이라는 남자가 후줄근한 모습으로 pc방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메이저 신문사 전직기자라고 소개하며 '전직기자가 직접 쓴 취재썰'이라는 글을 커뮤니티에 업로드하고 있는 중.


험한 이 세상 쉽게 사람을 믿으면 안 되지만, 오늘의 아웃사이더 글감의 주인공이기에 믿어보도록 하자.


이름: 임상진

직업: 창경일보 사회부 기자

학력: 지방대

결혼 여부: 미혼

성격: 열정적이고 실력 있지만 허세가 조금 있음


이 정도가 단편적인 프로필이다 - 여기까지만 보면 그렇게 까지 아싸는 아닌 것 같다.

회사에서 험한 꼴을 많이 봤단다.


그는 '만전'이라고 칭하는 대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가 (왠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S그룹이야기 같긴 하다) 여론 조작이 심히 의심되는 사건을 겪고 정직당한 상태이다.

임상진, 그의 말이 맞다면 그는 꽤나 불쌍한 아웃사이더가 맞다 - 아무도 믿어주지 않으니 말이다.



#사람 하나 X신 만드는 건 참 쉽다


만전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집단이다.

자신들의 비리를 지적한 한낱 기자 한 명 나락 보내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

미디어에서는 임상진을 특종에 눈이 멀어 소설을 쓴 기레기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너무나도 잔인하게 그를 온라인상에서 난도질 해댔다.


정직당하고 이 사회의 아싸가 되어 집에서 쉬고 있는 상진은 한 페이스북 메시지에 눈길이 갔다.


조춘구(적어도 60대 이상은 되어 보이는 학식 있는 교수상): 기자님 기사에 달린 악플은 전부 만전의 비리를 숨기기 위한 공작입니다.


왜 그런 경험 있지 않은가, 수많은 정보 속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줄.

속는 셈 치고 그를 만나 그게 뭔 소린지 묻기로 한다.


나가 보니 왠 어린애가 나왔다 - "제 얼굴 까고 하면 기자님이 저 안 만나 줄 것 같아서요"라는 맹랑한 소리와 함께.



본인을 '찻탓캇'이라고 소개한 그 어린놈은 '팀 알렙'이라는 댓글부대가 존재하며 본인도 멤버 중에 하나라는 이야기를 한다.

긴 이야기를 했지만 핵심은 그거다 - 만전에는 여론 조작을 담당하는 팀이 있고 자신들도 함께 일한 적이 있다는 것.


임상진은 만전에 대한 복수심이 타오른다.

나를 x 되게 만든 애들이 걔네들이구만.

그리고 그 실체를 파헤쳐 자신의 명예를 되찾고자 한다.


정말 '진실'을 찾아보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가



임상진은 실력 있는 기자가 맞긴 한가보다.

확실한 목표(복수의 칼부림인가)가 생긴 그는 찻탓캇이 말한 이야기를 정확하게 글에 담는다.

복직 못 시켜준다는 그의 직장에 찾아가 대박 특종 기사를 약속하고 취재비와 사회부 기자라는 명함도 되찾은 그는 신문 1면에 화려한 복귀 인사를 한다.


만전의 댓글 부대는 정규직, 여론을 가장한 공작!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제일 빠른 나라다.

온 국민들은 이 글에 뜨겁게 반응한다 - 이 글이 진짜면 대박이네!라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임상진은 만전에 복수를 한 것 같아 기쁘지만 그의 기쁨은 10분도 못 가 산산조각이 났다.


편집 국장의 급한 호출.



"어떤 아마추어 기자가 자기 소설 표절 했다고 인터넷에 뿌렸어!"


그는 또 당했다.

찻탓캇은 그를 속였다.

이제는 뭐가 진짜고 거짓인지 헷갈리는 지경이다.


찻탓캇은 왜 잠수를 탄 것일까.

그가 말한 팀 알렙은 정말 존재하는 걸까.

만전의 댓글부대는 정말 존재하는 걸까.

팀 알렙 멤버 중에 하나가 만전의 댓글부대를 폭로하는 글을 양심적으로 올렸다고 들었는데 그 글의 신뢰도를 없애기 위해 나를 장기말로 이용한 걸까.


이지경이 되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이런 의심이 생긴다.

후줄근한 모습으로 pc방에 앉아 이 모든 폭로를 '전직기사가 직접 쓴 취재썰'이라며 올리고 있는 임상진은 사실 리플리 증후군의 백수이고 이 모든 것이 그의 소설이 아닐까 -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해서 가련한 마음에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속은 건가.



뭐가 됐든 간에 진실은 오염됐다.

당신은 인터넷에서 본 글 어디까지 믿나,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포토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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