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블라종 쓰기 5

by 나우히어


인공풀
인공파도
인공모래

날것 그대로의 자연보다
사람이 만든 인공이
더 좋을 때가 있다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있고
깊이가 표시되어 있고
강도를 예측할 수 있고
갑자기 나를 찌르는 무엇을
만날 일이 없으니까

여행을 가서도
기괴한 모양의 절벽보다는
빽빽한 고층빌딩이 만들어내는
야경을 찾아간다

아직은 끝을 알 수 없고
세기를 가늠할 수 없고
갑자기 나타나 나를 공격하는
그 무엇이 무서운 거겠지

아직은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상황이 두려운 거겠지

하지만 언제까지나
스노우볼 속의 눈처럼
태엽을 감았다 풀면 움직이는 인형처럼
정해진 길로만 다닐 수는 없겠지

자유로운 바람처럼
구름 위의 별들처럼
물 위에 몸을 내맡기는 아이처럼
멀리 가볍게 갈 수 있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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