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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형 Dec 07. 2017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작업기 #1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 / 수봉공원

 총 3번에 걸쳐 앞으로 발매될 첫 음반의 선발매 곡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의 작업기를 작성했다. [수봉공원]은 (믿거나 말거나)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 과정을 인천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됐다. 본격적인 개인 작업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이런 저런 계기로 그 과정을 기록 &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크게 3번, 이번 작업에 동력이 된 '인천의 노래 프로젝트'와 인천문화재단 지원 사업 '바로 그 지원'에 공모해 지원받아 작업하게 된 과정을 한번, 앨범아트 디자인 과정을 한번, 음원 제작 과정을 한번씩 정리한다. 아무쪼록 이 작업기가 작업물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 '인천 - Sound of Incheon' 앨범아트


-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


 [수봉공원]은 원래 작년에 발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음반의 첫번째 트랙으로 수록될 예정이었다. 이제서야 발매하게 된 이유는 앨범 준비 중에 경인방송 안병진 PD님을 통해 '인천의 노래'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특별한 비전을 보면서 준비한 음반이 아니었던 데다가 꽤 큰 프로젝트 제안이었기 때문에 음반 계획을 미루고 '인천의 노래' 제작에 집중하기로 했다. 향후 인천을 무대로 활동하기에 여지없이 좋은 기회였다.


 리메이크 5곡과 창작곡 5곡이 수록된 음반에서 공모된 가사에 곡조를 붙이는 창작곡 1곡을 맡았다. 내가 곡을 붙인 가사의 제목은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이었는데 [수봉공원]과 정서적으로 너무 비슷해서 처음에는 불만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렇게 인천의 상징적인 공간을 노래할 공적인 기회가 흔치는 않은 데다가 '인천 공원 연작' 격으로도 작업할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자유공원과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봉놀이공원에 대한 곡의 정서적 차이를 비교하면서 작업하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을 작업하며 가장 좋았던 건 대한 음원 제작 지원금이 적지 않게 나왔기 때문에 여유롭게 밴드셋을 구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다. 곡은 일렉기타(경인선), 플룻(원주연), 베이스, 건반(정세민)의 구성으로 완성했다. 엔지니어는 밴드 포헤르츠의 서준호 형이 맡아주셨다. 직장과 병행하며 작업하는 상황에서 세션 분들의 역할이 컸다. 이때의 세팅이 [수봉공원] 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 실제 내 어릴 적 수봉놀이동산 나들이 사진


- 수봉공원


 2016년 수봉산에 물을 공급해주던 도화가압펌프장이 공연예술전문연습장으로 리모델링 됐다. 그 과정에서 사진하는 노기훈 작가가 맡아 진행하는 아트 프로젝트가 있었다. 특별히 인천에 연고가 없는 노기훈 작가님은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인 ‘꿈’을 소재로 작업 중이었다. 그는 인천 연고의 협업자를 구하던 중 나에게 수봉산 일대에 관한 곡 쓰기를 제안했다. 그때 만들어진 곡이 [수봉공원]이다.


 내 이전 세대의 인천 사람 중 수봉산 위에 테마파크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매년 학급 소풍이나 가족나들이 단골 장소였으니까. 2013년 수봉산 밑 도화동으로 이사했다. 이사 첫날 수봉공원을 산책했는데 옛 놀이동산의 흔적은 조금도 없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황망함과 사라진 공간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인천이 품고 있는 특유의 정서와 닿아있다고 생각했다. [수봉공원]은 언젠가 사라진 수봉놀이동산에 대한 곡이다.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 작업이 마무리 될 때 쯤 인천문화재단 '바로 그 지원' 사업 공고를 발견했다. 공모를 통해 소정의 작업비를 지원하는 지원사업인데 구체적인 지역성이 묻어나는 작업이라 사업 취지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다음 음반의 선발매 곡으로 지원을 받아 중단했던 [수봉공원]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었다. 1차 문서 지원과 프리젠테이션의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보조사업비를 지원받아 괜찮은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작년 음반을 준비할 때부터 엔지니어 서준호 형과 작업해놓은 소스가 있었고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을 작업하면서 맞춰진 합이 자연스럽게 다음 작업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작업의 컨셉부터 구체적인 디자인과 편곡과정까지 넉넉한 자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


- 2017/10/29 사운드바운드 인천아트플랫폼 야외무대 [수봉공원] 첫 밴드셋 공연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작업기 #2 - <앨범아트 디자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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