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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형 Jan 03. 2018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작업기 #2

앨범아트 디자인

 총 3번에 걸쳐 앞으로 발매될 첫 음반의 선발매 곡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의 작업기를 작성했다. [수봉공원]은 (믿거나 말거나)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 과정을 인천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됐다. 본격적인 개인 작업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이런 저런 계기로 그 과정을 기록 &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크게 3번, 이번 작업에 동력이 된 '인천의 노래 프로젝트'와 인천문화재단 지원 사업 '바로 그 지원'에 공모해 지원받아 작업하게 된 과정을 한번, 앨범아트 디자인 과정을 한번, 음원 제작 과정을 한번씩 정리한다. 아무쪼록 이 작업기가 작업물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 사진작가 류재형이 기록한 수봉공원 전경 (1)


- 디자인 의도 설정


 [수봉공원]은 음원 만큼이나 앨범아트 작업에도 비중을 뒀다. 공들이고 싶은 심정이 컸다. 수봉놀이동산은 실존했던 공간이고 그 자체로 지역성이 묻어나는 소재이기 때문에 컨셉을 잡기도 좋았다. 수봉놀이동산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했다.


일단, 가능하면 수봉놀이동산의 실제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었다.

다음으로, 사라진 수봉놀이동산에 대한 인천 특유의 향수와 지역의 감수성을 이해할만한 작업자와 협업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 디자이너 섭외


 우선, 지역의 감수성을 이해할만한 작업자와 작업을 찾아봤다. 그러다 해방촌 '공간 해방'에서 전시했던 사진작가 오석근의 '기억투쟁' 작업(http://ohsukkuhn.org/contested-memory#1)이 떠올랐다.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를 오버랩하는 '기억투쟁' 작업의 분위기가 [수봉공원] 아트워크 작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석근이 형을 디자이너로 확정하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석근이 형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업자였고, 평소 동네 지인으로 친분이 두터운 데다가, 내 작업 과정과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분이기도 했다.


흔한 동네 작가들의 미팅


 석근이 형과 함께 디자인 소스로 활용될 이미지를 어떻게 찾을 지에 대해 논의 했다. SNS와 지역 인맥을 통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하나의 이미지만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사진을 보내주셨으나 디자인 소스로 활용될만한 이미지가 마땅치 않았다.

 그때 사진 작가 류재형 선생님의 도움이 있었다. 지역에서 꾸준히 사진작업을 해오신 류재형 작가님이 (출처를 확실히 한다는 조건으로) 마음껏 쓰라며 건내주신 사진들이 디자인 소스로 활용되기에 적합했다.


- 소스 선택과 디자인 확정


- 사진작가 류재형이 기록한 수봉공원 전경 (2)


 빈티지한 질감과 구도가 눈에 띄는 사진들이었다. 디자이너 석근이 형과 함께 류작가님의 사진들 중에서 초이스를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낙점된 사진이 둘 있었다.


(1) 글 서두에 걸려있는 첫번째 사진은 수봉공원의 왁자지껄한 전경으로 곡의 정서와 대비되는 편곡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2) 두번째 사진은 곡의 쓸쓸하고 황망한 정서와 잘 묻어났다.


 몇번의 미팅을 통해 레퍼런스를 충분히 공유했다. 그 후에 디자이너 석근이 형은 사진 전문가답게 두가지 소스를 가지고 이리저리 크롭하고 편집하면서 디자인의 무드를 잡아갔다. 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중간중간 큰 방향에 대한 논의 외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 [수봉공원] 앨범아트 (디자인 - 오석근 / 사진 - 류재형)


 구체적인 이미지나 컨셉을 그리지 못하는 편인데 첫 이미지 작업이었던 만큼 기대를 많이했다. 결과적으로 최종본을 받아보고 만족스러웠다. 지역 작가 분들의 도움과 협업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도 뿌듯했다. 이번 디자인 작업은 앞으로 가져갈 앨범의 컨셉 전반을 아우르는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작업기 #3 - <음원 제작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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