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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형 Aug 20. 2018

컴필레이션 음반 [인천의 포크] 작업기 #3

음원 제작과정 (마스터링)

 싱어송라이터 'Pa.je', '이권형', '박영환' 이 세명의 포크 뮤지션이 모여 제작한 컴필레이션 음반 [인천의 포크]의 작업기입니다. 여러 번 다른 주제를 세 뮤지션 각각의 서술로 풀어갑니다.

 우선, 각각의 작업기를 러프하게 취합했습니다. 그리고 '이권형'이 내용을 모아 오탈자를 수정하고서 주제별로 내용을 나눴습니다. 애초부터 주제별로 취합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업기가 [인천의 포크]를 좀 더 다채롭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마스터링 과정에 관한 '파제'의 서술


마스터링


 이번 작업의 마스터링은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였다. 이재수 감독님의 손길을 받아 인천의 포크 앨범의 마스터가 완성되었다.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을 지켜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누군가 믹스는 기초 베이스 화장, 마스터는 색조를 포함한 화장의 완성이라고 했었다.


 믹스로 잘 정돈한 음원을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을 통해 더욱더 도드라지게, 좋은 색을 입혀 생동감이 있게 해주었다.

 “마스터 뭐 굳이 따로 할 필요 있어?” "그냥 믹스하면서 같이 해버려도 되잖아"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마스터를 몸으로 느껴보면 정말 다른 듯하다.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

사랑합니다 이재수 감독님...


마스터링 중인 음원을 들어보는 린천의 기린아 리권형


- 마스터링 과정에 관한 '이권형'의 서술


6월 7일_ 합정에 위치한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곡을 모니터 하는 파제

마스터링 전


 아티스트 각자의 작업 환경이 따로인 컴필레이션 음반이고, 아티스트 별로 트랙을 단순히 나열하는 게 아닌 섞어 배치하는 방식을 택한 음반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마스터링은 필연적이었다.


 소노리티에서 마스터링 빨 받은 게 처음은 아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냈을 때 <사랑가>도,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같은 경우도 전부 소노리티를 거쳐간 결과물이다. 마스터링 안 했으면 개인적으로 둘 다 내놓기 훨씬 더 창피했을 거다.


 두 곡이나 거쳐갔는데, 직접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작업한 건 처음이다. 개인 작업 계획을 실행한 첫 결과물이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인데 계획상 마스터링을 따로 맡기지 않았다. [인천의 포크] 덕분에 처음으로 직접 마스터링 현장을 방문했다. 


 5월 안으로 믹싱 단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고, 6월 중순에 8년 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파제 형이 곧 스페인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므로, 가능한 날짜를 정하다 보니 6월 7일, 8일.


릴테잎 마스터링


 (10곡을 정규 음반의 스탠다드라고 치면) 정규 음반 마스터링은 보통 반나절 걸린다. 근데 왜 이틀을 잡았는가. 그건 우리가 테잎 제작을 염두하고 작업했기 때문이다. 하루는 소노리티의 아날로그 장비와 이재수 엔지니어님의 손길을 거친 스탠다드 마스터링, 또 하루는 그 상태로 아날로그 장비를 한번 더 거친 릴테잎을 이용한 마스터링.


 나는 이틀 중 첫날만 참석했다. 이튿날엔 서울을 뜰 예정이었다. 소노리티의 환경과 이재수 엔지니어님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머지 두 아티스트와 다르게 나는 소리에 그다지 민감한 편이 아니다. 마스터링은 정말 전문적인 영역이고, 내가 딱히 관여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마스터링 작업을 떠나, 뭘 하든 간에 내가 작업을 구체적으로 세공하는 데 탁월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때문에 당장으로선 신뢰할 수 있는 테크니션들과 협업하지 않으면 좋은 작업을 할 수 없다. 전문적 영역은 전문가에게 온전히 맡기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거다. 물론, 실망할 때도 많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스탠다드 마스터링과 릴테잎 마스터링 두 가지 버젼을 다 작업하고 곡마다 맘에 드는 버젼을 고르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박영환 님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6월 13일 지방선거 날로 음감회 날 듣기 위해 기다렸다. 그  전까지 한 번도 비교해서 듣지 않았다. 당일 들어보니 전반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는데 특히, 어쿠스틱 버젼의 <사랑가>가 정말 갱생했다. 편곡 과정에서 많이 부실하다고 느꼈는데 마스터링 만으로도 많이 좋아졌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음원으로 확인하고 판단해 보시길.



- 마스터링 과정에 관한 '박영환'의 서술


 마스터링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좋은 스피커와 최상의 공간에서 적정 레벨로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소리의 질감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이 신기했다. 따로 진행했던 릴 테이프 마스터링 역시 아주 즐거웠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또 하나의 실책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믹스 단계에서 제대로 된 모니터링을 하질 못했다는 것. 집에서 들었던 소리와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원테이크로 녹음했던 두 곡들은 나쁘지 않았으나 「밤」은 여러 가지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들렸다. 결국 몇 번의 믹스 수정과 리마스터링을 해야 했고 동료들보다 며칠 늦게 최종 마스터링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큰 산을 겨우 넘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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