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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퍼 Jun 24. 2022

같이 일하는 동료를 신뢰하는 방법

혹은 사랑하는 법 <3

일을 하다 보면 일보다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있다. '대체 이 사람은 나한테 왜 이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애초에 소심한 나는 사람을 쉽게 미워할 수 있는 성격도 아니긴 하지만, 함께 일하는 상대가 나를 괴롭게 할 때는 그 상대의 사랑스러운 점을 끄집어내서 바라본다. 그러면 별안간 나와 일하는 이 동료에게 신뢰가 가는 것이다.


서울체크인에서의 이옥섭 x 구교환

<서울체크인>에서 이옥섭 감독님이 미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말한 적 있다. 그건 바로 미운 사람을 귀여워하는 것. 이걸 보고 깜짝 놀란 이유는 나도 일할 때 같은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를 힘들게 하는 같이 일하는 동료를 신뢰하는(혹은 사랑하는) 법을 다뤄볼까 한다.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를 신뢰하는 (혹은 사랑하는) 방법



01 사적으로 스몰토크하는 시간을 가지자

입사 후 한 번도 온사이트 근무 없이, 재택근무만 쭉 했던 나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다. (사적으로 완전 가까워져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동료와 친하지 않으면 일을 할 때도 일정 관계 이상 가까워지기 어렵다.

클리셰적이지만 워크샵 같은 것들이 왜 아직도 조직문화로 남아있겠는가. 가볍게 커피 한 잔을 하든 밥을 먹든 사적인 시간을 짧게나마 투자해서 대화를 하면 그 사람에 대한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고, 일을 할 때도 조금 더 분위기가 말랑하게 풀린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둘이서 만나는 건 부담스러운데.. 어떤 대화를 해야 하지?' 고민된다면 이런 대화 주제들을 추천한다.

MBTI가 뭔지 물어본다

일에 대한 가치관이 어떤지 물어본다 (ex. 워라밸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일에 대한 비전을 물어본다 (ex. 디자이너면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지)

업무 외 시간에는 어떤 걸 하는지 물어본다

좋아하는 브랜드나 가게, 음식이 뭔지 물어본다 (되도록이면 같이 먹으면 더 좋고!)

나의 재밌었던썰들을 몇 가지 준비해간다

다양한 대화 주제들은 아래에서 더 자세히 풀어가본다.



02 동료의 성공 히스토리를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나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역량을 믿는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볼 수 있는 면면은 아주 단편적일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더 많은 히스토리를 찾아보려 한다. 나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말고 다른 과제들의 퍼포먼스를 찾아보거나,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 전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인지 파악해도 좋다.


예를 들면 이렇다.

지나치게 가이드를 타이트하게 주는 디자이너는 알고보니 엄청난 덕션 출신이라서 그 습관이 들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엄청 뚱땅거리는 개발자는 알고보니 공채로 입사한 지 3달 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일이 손에 익지 않은 것일수도 있다.


단순히 지금 하는 프로젝트에서 동료가 가진 역량을 200%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일정이 유독 빠듯할 수도, 유독 힘들수도, 유독 의사 결정이 안되는 것일수도 있다. 과거 동료들이 성공한 프로젝트나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그가 가진 역량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프로젝트에서 그가 역량을 발휘하기까지 믿고 기다릴 수 있게 된다.



03 그 동료가 다른 영역의 사람이라면, 그 일을 배워보자

역지사지 이즈 사이언스. 내가 내 일이 아닌 동료의 일을 대신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골치 아프다.

예를 들어, 개발자와 협업해야 한다면 내가 그 개발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버그 하나 나오자마자 퇴사하고 싶을 것... 디자이너와 협업해야 한다면 디자인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컬러 찾는 데만 하루 죙일 걸릴 것... 미들급 중니어가 되어 매니지먼트 한다고 생각해보자. 연관 부서들과 일정 조율을 생각만 해도 기빨릴 것...


동료의 자리에서 동료의 역할을 한 번 해보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새삼스럽게 내 옆에 있는 동료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일 수도 있다.


개발 배운 내 모습 (상상도)
디자인 레퍼런스 찾는 내 모습 (상상도)



04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자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서비스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개발자와, 옆팀 다른 마케터와의 의견 조율 과정을 단순한 정치질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모두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같은 배를 타고 달려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내 프로젝트를 이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도 이 사람들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있나!

조직 부서 간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타 부서와 협조하지 않는 것을 사일로 효과라고 한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사일로는 곧 같이 탄 배가 가라앉는 것일수도 있다.



05 내가 일하는 조직을 믿자

조직원을 신뢰하기 전에 조직을 먼저 신뢰해보자. 내가 있는 조직의 방향성과 역량을 믿는다면, 조직원의 역량 역시 믿고 따르게 되어있다.

친구들에게도 통용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주변 친한 친구 3명의 평균이 나라는. 내가 정말 '좋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좋은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좋은 동료'로 인지될 것이다.

반대로,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 영 시덥잖고 불안하다면 그 마음이 동료들에게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마음의 화살을 동료들에게 돌리지 말고, 나의 조직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참고해서 볼 만한 영상

우아한 형제들 컨퍼런스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는 법'



06 정 안되겠으면.. 그 사람이 고양이라고 상상해본다

귀여운 뚠뚠이 고양이가 노트북 뒤에서 나와 함께 일한다? 회의실에 자료를 들고 들어와서 이야기한다?

얼마나 귀여운가... ㅋㅋㅋㅋ 100%의 분노가 80% 정도는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코드를 살펴보는 동료 1
내가 가져간 문서를 보고 화내는 동료 2



물론 굳이굳이  사람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그냥  상태로 둬도 된다. 그러나 동료를 미워하는 상태로 방치하면  일에도 지장이 생길  있다. 어쨌든 그와 나는 같은 과업을 안고 굴러가는 집단이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23각처럼 발을 . 맞춰야 하니까.


, 상대를  분석하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정말 말이  통하는 이상한 사람' 아주 가끔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은 피하는  상책이니 최대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위의 이야기들은 '이상한 사람을 대하는 ' 아니라 '나와 의견 차이가 있는 동료를 설득하고 사랑하는 '이라는 것을 알아두자.)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무족권 돔황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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