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파 Jan 01. 2022

2022년 시작, 20대는 끝.

난 언제나 20대일 줄 알았는데


와, 20대 끝났다! 사실 20대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친구랑 초밥을 먹었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했다. 생애주기의 중요한 순간이 지나가는 것 같긴 한데, 광석이형이 ‘서른 즈음에’에서 부르던 시절에 비해 나는 마냥 애같아 보인다. 


20대 동안 내가 했던 것, 하지 못했던 것, 나를 스쳐갔던 것들을 생각한다. 군대에 갔고, 학교에 두 번 갔고, 연애를 했고, 유튜브 왓더뮤직을 했다. 외부 활동도 부지런히 했고, 글을 썼고, 평생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U2 멤버들도 만났다. (보노에게서는 고급 향수 향이 났다.) 


많이 울기도 했고, 상담도 받아봤고, 다이어트도 했고, 여행도 갔고, 면접도 봤다. 죽음이 인간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20대 때의 일이다. 어떤 경험이든, 그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사람들의 사랑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순간이 많이 있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정밀아의 ‘환란일기’를 들으며 허물어진 마음을 달랬다. 올해는 그렇지 않다. 이 쓸쓸한 노래에서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가사를 발견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배워가면서 정성껏 살아야지. 룰루랄라. 



"이렇게 많은 걸 잃고. 겨우 조금을 배우고.

보통 아닌 것들이 보통이 되는

오늘을 살아갑니다


내일 또 내일의 태양이 뜨면

정성껏 살아갑니다

정성껏 살아갑니다."


- '환란일기(정밀아)'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