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빼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솔로지옥>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따라서 보았다. 온갖 컨텐츠를 챙겨보는 나인데 빠질 수 없잖여. 그리고 하차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쇼가 내걸고 있는 ‘리얼리티’라는 대전제 자체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만들어진 상황이고, 진짜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미묘한 감정선이 있다는데, 그조차 의심스러웠다. 젊은 선남선녀, 모두가 부러워 할만한 스펙. 천국과 지옥은 모두 그들에게만 허용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소비자본주의의 연장선에 있다. (어떤 분의 말씀처럼, 이 세상은 '나는 솔로'와 '솔로지옥'의 세계관으로 분절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드라마 ‘그해 우리는’을 즐겨 본다. 웅이랑 연수가 사랑스러워 죽겠다. 철저히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지만, 오히려 나는 여기서 리얼리티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감정을 이입한다. 거꾸로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에게서는 작위성과 이물감을 자꾸만 느낀다. 그래서 그런가, 출연자들의 연애관이 알고 싶지도 않았다. 음. 그랬구나 싶었다.
프리지아가 Z세대를 관통하는 슈퍼스타로 떠올랐다가, 짝퉁 논란에 휩싸인 것을 지켜 보았다. 별 관심은 없다. 비판받을 만한 일이지만 역적 같은 취급을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을 끝내 ‘진짜’라고 받아들이지 못한 것과 이 사건이 겹치니 기분이 묘하다. 사실 2022년에 진짜와 가짜를 따지는 것이 얼마나 무용한 일이겠나. 하하. 나는 촌스러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