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예쁘게 떠도 나눌 이가 없어 깊은 밤 즐거움이 반쪽이 되었다. 스스로 헤어짐에 서툰 이는 아니라 생각했건만 이런 생소한 허전함은 달이 몇 번이나 지나가도록 쉬이 나아지질 않는다. 원래부터 그러한 사람인 양.
달 창에 기대어 네가 싫어하던 버릇들을 하나둘 다시 끄집어내어 본다. 다리도 떨어 보고 손가락을 다닥다닥, 책상에 부딪혀 소리도 내어보고, 아무 이유 없이 네 이름을 읊어보기도 한다. 자꾸만 싱겁게 부른다며 싫어하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제사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라도 부른 이름들이 추억이 되어 걸찍하게 남았구나. 한 번 정도는 더 불러 볼 것을 그랬나 하고 애먼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뾰로통했던 모습이 기억에도 선하게 남아서.
일없이 부르는 것이 싫다 했었지만, 너를 부르는데 어찌 의미 하나 없었을까. 그저 한 마디로도 즐거울 수 있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무심히 예쁜. 이제는 반만 예쁜 달을 올려다보며 한번 이르려다, 시방 네 이름이 더는 행복에 닿아있지 않겠구나 싶어 입을 닫았다. 완전히 동강 나버린, 너에게 반이나 떼어줘 버린 내 예쁜 여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