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퍼지고 끝내 내게 남은 자국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스침'을 지나친다. 눈을 뜨면서부터 눈을 감기 전까지 마주하는 수 백, 수 천 가지의 것들 중 하나는 내게 자국으로 남아있다. 무심코 지나친 것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눈에 띄지 않는 것들, 그것들 조차 내 안에 무심히 퍼져 물자국처럼 남아있다. 똑같은 아침 식사에도 어느 날은 의미가 부여되는 날이 있고, 더 크게 닿는 날이 있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선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또렷함이 되는 때가 있다. 무심히 퍼진 줄 알았던 것들이 자국이 되어있다. 금세 잊을 것 같지만, 어느새 또렷한 자국을 남긴다. 오늘도 작고 조용한 순간들을 따라간다.
처음에는 보물 같은 아이들의 첫 말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말에서 내가 느낀 감정들을 담아내고 싶었다. 글로 담으려고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변 사물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관찰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관찰'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빨래, 달력, 키우는 새싹 등 작은 것이 소재가 됨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일어나는 나를 마주했다. 생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것들을 글로 담아내고자 키보드를 꾹꾹 눌러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니, 시작한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나의 '스침'들을, 그것들이 내게 '자국'이 되어 남았음을 이야기하려 한다.
첫 소재는 무엇으로 시작해야 하는가가 제일 어렵다. 그래서 프롤로그처럼 글을 쓰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나의 글이 언젠가는 다른 누군가에게도 스쳐 그에게 한 곳의 자국이 되기를.
오늘 당신의 마음에 남은 자국은 무엇인가요.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