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랑 호떡 사먹자

아빠가 될 준비를 하며 생각해보는 엄마

by 늦작가

여전히 어설픈, 30s


"엄마! 나랑 호떡 사먹자"


시장에서 한 엄마와 아들이 투닥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봤다. 아들은 손에 들린 무거운 장바구니를 힘겹게 끌어당기며, “엄마, 왜 이렇게 무거워요? 빨리 집에 가요.”라고 투덜거린다. 엄마는 그런 아들을 보며 살짝 웃으며, “호떡 사줄게, 맛있는 호떡!”이라고 달랜다. 아들은 잠시 입을 다물고 엄마를 따라가며 불만을 표시할 틈이 없다. ‘호떡’이라는 마법의 단어 하나로 입장이 바뀐 아들의 모습은 그저 귀엽기도 했다. 호떡, 그 맛있는 향기와 달콤함에, 어느새 아들의 마음도 풀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시장 속으로 걸어간다.



이 따듯하고 한편으로는 우습기도한 광경. 나는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갔던 기억은 희미하다. 엄마는 일하고 살림하느라 바빴다. 엄마가 조금 한가해졌을 땐 내가 이미 훌쩍 커버려 엄마의 둥지를 조금 일찍 떠났다.



기억해본다.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매일 일하느라 피곤하고 바쁘지만, 나에게는 따뜻하고 달콤한 호떡처럼 포근했던 엄마. 그때의 엄마는 그 고된 하루를 아들들에게 숨기려고 더 벅차고 힘들었을텐데 이런 생각을 아들은 아빠가 될 준비를 하면서 깨닫는다.



이번 설명절, 나는 엄마에게 “엄마, 시장에서 장도 보고 호떡도 사주세요.”라고 졸랐다. 엄마는 내 팔짱을 끼고 시장으로 나섰다. 시장의 골목을 지나면서 엄마는 나에게 이것저것 보여주며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엄마가 이렇게 작았나?" 어린 시절 엄마는 언제나 나보다 큰 존재였고, 언제나 나의 울타리가 되어주었지만, 지금 엄마와 나의 크기는 바뀌었다. 엄마는 여전히 그 작은 몸짓으로 나를 지켜주는 존재였고, 나는 그동안 돌아보지 않았던 엄마를,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엄마의 미소 속에는 소녀 같은 순수함이 여전히 가득하고, 그것이 나를 살짝 아프게 한다. 나의 든든한 버팀목인 엄마, 나도 엄마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가족과의 행복한 일상은 그저 아주 사소한 것들 속에 숨어 있다. 분주한 일상에 치여 지나쳐버린 그런 일들을 이제라도 조금씩 만들어가야겠다. 만약 그때, 내가 엄마와 함께 장을 보며 호떡을 사 먹은 기억들이 조금 더 많았더라면, 나의 어린 시절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으니, 이제라도 나는 소소한 하루를 온전하게 채워가려고 한다.



아주 보통의 하루,

평범한 일상이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가슴에 남아,

그 언젠가 스스르르 눈이 감길 때 미소로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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