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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젼세이 Nov 17. 2023

영국인 디지털노마드는 어떻게 시작했을까?

3년 후 회사까지 설립하다 


어떻게 맵시 있게 살 것인가. 옷도 제 주인을 만나면 태가 나듯, 나라는 사람에 어울리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게 어떤 길일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 막 인생의 주도권을 쥔 현재로서 여러 선택지가 있는 건 분명하다.


5년 전이다. 졸업반을 앞두고 태국으로 한 달간 배낭여행을 떠났다. 호스텔을 전전하며 혼자라는 걱정과 달리 그곳에서 멋진 친구들을 사귀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 노마드의 형태로 일하거나, 퇴사/졸업 후 재충전을 하러 온 친구들이었다. 


Adam도 그때 알았다. 나이가 비슷한 우리는 졸업 후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며 친해졌다. 우리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동경했다. 1년 반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난 곳은 멕시코였다. 영국-미국-멕시코를 오가며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그에게 디지털 노마드로 산다는 건 어떤지 물어보았다. 




*2020년 진행한 인터뷰로

나이, 상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Adam (23)
Northern Ireland

대학을 졸업하고 온라인으로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쳤어요. 모니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돈을 벌 수 있겠더라고요. 온라인의 장점을 깨달았죠. 


이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모험심 강할 때잖아요. 다른 나라를 경험하고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은 소망이 컸어요. 곧바로 온라인 수입 채널을 찾았죠. 동료의 소개로 한 회사의 챗봇을 만들고, 페이스북 광고 계약을 맺었어요. 그렇게 디지털 노마드의 여정을 시작했어요.




디지털 노마드 Adam의 라이프스타일 
08:00   일어나기
09:20   스페인어 수업
11:20   스페인어 수업 친구들과 놀기
13:00   점심
14:00   일 시작(클라이언트 계정 확인하기)
15:00   세일즈 전화 2곳 돌리기
16:00   팀 멤버들과 중간점검(가능성&성과 공유)
17:30   저녁
18:30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공유할 콘텐츠 만들기
19:30   클라이언트와 논의하기
21:00   자유시간
21:30   하던 일 멈추기
22:00   살사 댄스/책 읽기


직업은 존재 이유 중 일부에 불과해요. 무엇을 입고 먹을지를 결정하죠. 반면 삶은 저라는 존재의 합이에요. 저는 시간과 금전적 제약에서 벗어나 완전히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춤이나 언어 등의 취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이루기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이 따르겠지만요. 노마드 비즈니스로 실현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21살 때 인생 일대의 여행을 떠날 기회가 있었어요. 시간도 돈도 충분했죠. 갔다 오고도 남을 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기회를 날렸어요. 단지 통장에 있는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해요.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자원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돈은 다시 벌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요. 한 번 지나가면 그걸로 끝난 거예요. 저는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 그 시간을 자신이 행복한 곳에 쓰도록 돕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예요.  




디지털 노마드의 장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한다는 점이 가장 보편적이죠. 하지만 더 큰 장점이 있어요. 환율의 시세차익이에요. 만약 제가 멕시코에 산다고 가정해 볼까요? 미국 달러로 적은 돈을 벌어도 이곳에서 생활하면 더 윤택하게 오래 머물 수 있어요. 그건 곧 시간을 번다는 의미예요.




경험한 노마드의 현실

대다수가 디지털 노마드로 크게 성공하기 어려워요. 수입을 예측할 수 없고, 비행깃값도 아껴야 하고, 종종 새로운 장소에 고립된 채 외로움을 겪기 때문이에요.


이 생활은 저에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혼자 일하거나 자주 장소를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사람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고요. 얼굴을 직접 마주 보며 고객/동료들과 소통하는 게 잘 맞아요. 이동이 잦고 거리상 그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지만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로 모두 고립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동료들과 가까워졌어요. 대부분의 네트워킹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가능한 일이었죠.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

저희 부모님은 여전히 회사에 들어가길 원하세요. 이해해요.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은 부모님 세대에 없었으니까요. 일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잖아요. 


시작한 첫해에는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어요. 한 클라이언트는 매번 아무런 결과 없이 사무실에 오는 걸 싫어했어요. 그때 버티기 참 어려웠죠. 새 직장을 알아봤을 정도니까요. 지원한 회사는 토요일을 포함해 매주 65~75시간 일하길 바랐어요. 아주 안 좋은 제안을 받아 다행이었죠. 그 일이 있고 나서 정신 차리고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노마드 라이프에 영향 준 사람들

Sam Ovens : 마인드 셋과 비즈니스 기본을 이야기해요.


Tim Ferris : 1주일에 4시간만 일한다는 책으로 명성을 얻은 저자이죠.


Jeff Miller : 비즈니스 수입을 10배 높이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에요. 페이스북 광고 에이전시 업계의 천재!




이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하려면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수입 안정성'은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 같아요. 매달 들어오는 최소한의 돈이 없다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요. 


Talkpush가 이걸 잘해요. 원격으로 일하면서 월마트나 맥도날드처럼 대형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죠. 이들처럼 사무실 없이도 팀원들과 생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된 수입원을 만들어야 노마드 라이프를 지속할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에게 잘 맞을까

디지털 노마드는 여행자에 가까워요. 장소를 자주 바꿔 이동하는 사람들이에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금세 친해질 정도로 활발하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해요. 동료와 함께 다니는 것도 좋고요. 오래 알아가는 인간관계를 선호한다면 적응하기 힘들 수 있어요. 




그럼에도 노마드로 살아보고 싶다면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이 라이프스타일은 여러 의미로 정의돼요. 다양한 방법으로 원하는 걸 성취할 수 있죠. 


남은 인생을 매년 해변가에서 보내고 싶나요? 그렇다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일정 수준 달성하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수익이 나오는 구조를 짜세요. 새로운 나라를 경험하고 여행하고 싶나요?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시간을 빨아들이지 않는 수입원을 만드세요. 


마지막으로, 정말 무언가 해보고 싶다면 최소 18개월을 투자해 보세요. 실현할 수 있도록이요. 3주 하고 포기하기엔 일러요. 




3년이 지난 지금


Adam은 포기하지 않았다. 운영하던 서비스를 니치하게 파고들어 현재는 분야의 주요 클라이언트들과 일하고 있다. 그 사이 직원들도 생겼고, 회사의 오너가 되었다. 될 때까지 파고든 Adam의 타임라인은 그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신빙성 있음을 방증한다.



behind ... 

이 인터뷰를 공개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당시 나는 취업을 했고, Adam은 노마드 워커로 자리 잡아갔다. 3년이 지나고 나의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내년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다시 열어본 워드 파일에서 그 힌트를 찾았다. 어느 정도 일 경험이 쌓인 지금에서야 그때의 대화를 소화했다고 생각해 여러분에게도 공유한다. 



Adam을 만난, 태국 배낭여행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확인해보세요! 



Interview & Translate & Edit

@젼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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