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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앤정 Jan 05. 2021

자수 에코 백

오랜만에 수를 놓기 위해 자수틀을 찾느라 바쁘다.  오래전에 자수를 놓고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작정 몸을 움직이기 전에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래도 어느 곳에 있을 거라고 예측을 하고 움직이니 생각한 곳에 수틀이 있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항상 정리해두면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이소에 얼마 전에 방문하였다.  크리스마스 용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였는데 마땅한 것도 없고 막상 사려고 하니 시들해졌다. 다른 것을 보다가  DIY 용품으로 에코백 만드는 키트가 보였다. 에코백에 도안이 그려져 있고 자수 실과 바늘 등이 들어있다. 도안도 그려져 있고 자수실도 있으니 수를 놓는 일은 내가 할 일이다. 




또 살까 말까 망설인다.  사다 놓고 처박아두지는 않을까?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결국은 사기로  하고 집에 가지고 왔다. 사다 놓고 며칠 또 깜빡 잊고 있었다. 

 수를 놓아야겠다고 하고  마음먹고 앉아서 재료들을 다 꺼내고 수 실도 정리하여 실패에 감아두었다.  수틀 찾기, 실 정리, 어떤 색으로 할까? 구상하기.  수놓기 전 준비 작업이 길었다. (색상은 정해져 있었으나 집에 있던 거로 몇 개 바꾸어 내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하였다)


처음에는 낯선 일처럼 느껴졌는데 반복하며 한 땀 한 땀 놓으며 곧 익숙해져 갔다.  오랜 기간 손 놓고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몸이 기억한다. 머리가 기억한다고 하여야 하나? 신비로운 인체 체험이다. 


요즘 건강 문제로 관심이 많다. 그중에서 치매는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에 속할 것이다. 치료에도 속수무책이고 대책이 없는 심각한 질병이다.  치매 예방에 관한 자료들을 보면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에서 손 운동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손을 움직이면 운동과 감각,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자극을 받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을 사용하는 취미 등은 권장한다.


한 번 잡으면 푹 빠져버리는 성격 탓에 앉은자리에서 몇 시간 수를 놓으니 시간이 잘도 간다.  어깨와 팔, 눈이 수고한 탓에 에코 백은 완성이 되었다. 그 부위들이 아프기도 했지만 코로나 19로 집안에서 즐겁게 시간 보내기, 슬기롭게 코로나 이기기를 위한 시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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