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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과 녹취, 그리고 속기 차이점을 바로 알자!

녹음 녹취를 속기와 동일시하는 것은 오해를 야기할 수 있으니 바로 알자.

   녹음과 녹취, 그리고 속기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정확한 차이를 잘 모르고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감정 후 의견서 작성에 있어서 이 부분을 최대한 구분하여 적시하려고 노력한다.
   그럼 사전적 의미부터 알아보자.

-녹음: (필름, 레코드 장치 등에) 소리를 기록하여 넣는 것. 그렇게 한 소리.

-녹취: (어떤 내용의 소리를) 녹음하여 채취하는 것.

-속기: 썩 빨리 적는 것. 순화어는 `빨리 적기'.
          속기법으로 적는 일. 또는, 그 기록.

   사전적 내용을 보면 해당 의미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즉, 녹음은 소리로 기록하는 행위 일체를 말하고, 녹취는 녹음한 것을 채취하는 행위에 좀 더 무게를 둔 단어다.
   그러나 속기는 녹음과 녹취와는 다소 해당 단어가 뜻하는 의미가 다르다.
    다시 말해서 빨리 기록하는 능력에 방점이 있다.
    그러므로 속기는 단순히 녹음된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말하는 것, 회의 등을 바로 동시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가능한 행위다.
    때문에 그런 능력 여부를 국가에서 심사해서 자격증을 주는 것이다.
    그래야 법원, 국회 등 기관에서 필요한 인재를 고용할 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속기사는 이런 속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속기사가 기록한 속기록, 녹취록, 녹취서가 마치 기록 내용의 절대성을 담보하는 증명력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것이다.
   속기사는 빨리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이지, 이들이 적은 기록물이 원본과 일치하는 절대적 증명력을 담보하는 능력을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이는 사람마다 듣는 청력이 다르고, 인지하는 능력이 다른 만큼, 분쟁이 있거나 쟁점화된 발화체(말소리)에 대해 문제가 있을 때, 속기사가 심판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분쟁이 있는 경우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녹음된 소리가 각각 주장하는 소리가 맞는지 여부를 데이터 성문, 성흔 분석을 통해 확인해서 보다 어떤 주장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지 특수 감정을 해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역시도 절대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 이유는 녹음 과정에서 손실된 소리가 있을 수 있고, 최초에 발화자가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 채로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말을 빨리하거나 감정상태에 따라 음성이 달리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 생각과 다르게 헛 나오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진정성 여부까지 맥락을 보고 따져서 분석해야 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녹취분석 전문가가 진술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속기된 기록물인 속기록, 녹취록, 녹취서 등의 이름으로 작성된 문서는 반드시 원본 녹음물(녹취물)을 들어보고 상호 이견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속기사도 사람인지라 착각하고 잘못 청취해서 기록할 수도 있고, 소리가 모호해서 발화자의 의도와 달리 기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수감정 분야인 녹취분석은 소리를 단순히 귀로 듣고 판단하기보다는 정밀청취 과정 뒤에, 청취된 소리의 추정 발화체가 실제 과학적 데이터인 성문, 성흔과 보편적 합리성을 어느 정도 담보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해당 특수감정 경험칙이 상당한 전문가가 양적, 질적 분석을 통해 의견 해야만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 

   그래서 법원에서도 녹취파일이 증거로 제출된 경우, 그리고 이에 해석이 분분하여 이견이 있는 경우, 촉탁 과정을 통해 필자와 같은 특수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여 최종 판단에 참고하는 것이다. 


   결코 간단한 분석이 아니다.
   때문에 분석 시료와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용과 분석 기간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아래 동영상은 2020년 11월28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송된 내용 중 필자 분석 인터뷰 구간만 발췌 편집한 것이다. 주요 의뢰 내용은 피살된 한 남자 고등학생의 마지막 112신고 음성(목소리)에 대한 발화체 성문(성흔) 분석이었다. 다행히도 분석이 완료되어 인터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제작진이 현직 아나운서와 속기사, 그리고 속기를 업으로 하려는 분들에게 모두 청취 실험을 한 것인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이 귀로만 들어서 판단한 내용은 너무나도 천차만별이었다. 이 사례를 보더라도 잘 들리지 않는 소리를 귀로만 듣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생각되어 첨부하오니 참고바란다.

음성(목소리) 발화체 성문(성흔) 분석 시뮬레이션 감정자문 인터뷰 발췌 동영상


   마지막으로 당부하고자 한다면, 
   이 세상에 명징한 소리라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늘 경계해야 하는 것이 예단, 속단, 단언하는 것이다.
   단순히 소리를 증폭, 잡음 제거하면 내가 충분히 해당 소리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애당초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오랜동안 특수감정을 하면서 느낀 바다.
 
    참고로, 음성(음향) 분석에 있어서 잡음 제거, 소리 증폭에 대한 그 허와 실에 대해서 적은 필자의 글이 있다. 고맙게도 적지 않는 분들이 공유해주어 여기 글에도 혹여 도움이 될까 하고 아래 링크를 올리니 관심 있는 사람은 읽어보기 바란다. 
   아는 만큼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시켜줄 수 있다.

    https://brunch.co.kr/@2lab/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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