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여는 주말 책방

20200524

by 진진

요즘은 평일에도 책방을 열고 있다.

회사를 관두고 책방 주인에 올인한 것이 아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자소서를 쓸 공간이 필요한 친구가 책방을 맡아 주기로 했다. 내심 궁금했다. 평일에 책방 문을 열면 손님이 얼마큼 올까. 책 판매는 좀 될까. 주말만 여는 것보다 나을 거라 기대했다. 친구는 손님이 올 때마다 내게 연락했다. 연락이 오지 않을 때는 몰랐는데 연락이 오고 나서 알았다. 그전에는 손님이 없었구나! 하하.


친구가 서점을 지키는 시간이 1시부터 6시라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좌절을 달랜다. 서점을 처음 시작하려 했을 때, 온라인을 같이 하려고 했다. 주변 분들은 온라인을 같이하면 월세는 나올 거라고 했다. 참고로 클래식책방의 월세는 무척 싼 편에 속한다. 온라인 책방을 했다면 좀 나았을까? 흠. 인스타 둘러보기를 하다 잘하고 있는 책방을 보면 가슴과 배 사이가 저릿하다. 책방을 하기 전이었다면 가보고 싶은 책방이 한 곳 더 생겨 좋아했을 텐데. 물론 지금도 지도에 저장을 해 두고 가볼 날을 셈하지만 가슴 배 사이가 저릿한 신체 반응은 막을 수 없다. 혹여나 책방이 문을 닫는다 해도, 그날에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다 해도, 이 날이 나에게 아무 의미 없는 세월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말에도 착실하게 책방을 열었으니 말이다. 제주도에 책방 여행을 다닐 때 새겨 둔 문구를 꺼내본다.


To affect the quality of the day is no small achievement.


친구는 돌아오는 주 목요일만 쉬고 평일에 문을 열어도 되냐고 물었다. 면접이 잡혔다는 기쁜 소식이다. 친구가 취직을 하면 다시 주말에만 여는 주말책방으로 돌아온다. 그게 차라리 마음 편할 것 같다. 평일에도 문을 연다면, 손님이 더 오겠지라는 얄팍한 희망을 가지고 사는 주말 책방. 언젠가는 현실이 되겠거니 막연하게 미래를 꿈꾸는 책방으로 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