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나는 헌책방 -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올해 들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봉사는 요즘처럼 추운 겨울 집 안에서 따듯하게 할 수 있고, 내키면 가까운 카페에서도 할 수 있다. 바로 '도서입력봉사'다. 시각 장애인분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점자를 출력하기 전 먼저 책을 워드 파일로 옮기는 봉사다. 이 봉사는 작년 여름부터 도서관에서 일하며 알게 되었다. 봉사자들이 입력한 파일을 교열하면서 시간이 나면 책 한 권을 입력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겨울 방학이 되어서야 책을 입력하고 있는데 역시 쉽지 않다.
지금 입력하고 있는 책은 유유출판사에서 나온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이다. 오토바이 애호가인 작가가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 책방을 여행하는 책이다. 달마다 책방을 다니며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세우면서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 꼽았다. 또 책만 아니라 오토바이도 겁이 많아 못타는 게 한이라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다.
봉사 활동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책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은 '헌책방'을 운영하는 작가가 쓴 책이다. 책방을 여행하는 것도 흥미로운데 심지어 외국 책방을 여행하고 그 여행자가 책방 지기라니. 작가가 운영하는 책방은 진주의 소소책방이다. 이곳은 계획해둔 책방 달력에서 내일로 여행으로 책방 여행을 갈 때 가기로 다짐했다. 아무래도 헌책을 잘 아는 사람이 쓴 책방 이야기다보니 책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아직 170페이지 정도 입력을 마친 상태지만,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에서 책을 향한 애정을 충분히 느꼈다.
헌책은 우선 누군가 이미 구입해 읽어보고 되팔은 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는 누군가 먼저 간을 봤다는 이야기다. 간을 보고 맛있어 보이니 구입한 책이다. 이 책도 일본 헌책방에서 헌책을 주제로 다룬 이야기의 풍미가 진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책에 관한 지식은 아직 역부족하다. 그래서인지 더욱 일본 책방에서도 척척 자신의 기준에서 가치 있는 책을 찾아내고 그 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가 진정한 '헌책미식가'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된 서점>에서는 가치있는 헌책방을 두고 '책을 뒤적이기만 해도 안목이 훨씬 높아지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썼다. 책을 보는 안목으로 손님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소소책방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볼 것 같다.
다시 봉사활동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이 책은 3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아마 완성하면 30시간 넘는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책 크기가 작은 편이라 쉽게 끝날 것 같았는데 만만치 않다. 일본을 여행한 책이라 한자도 많고 사진도 많다.(사진의 경우 봉사자가 직접 설명을 자세히 해야 한다.) 가끔 사진 설명을 한 줄 정도로 써 오는 봉사자분들께 눈을 감아도 이해가 되도록 더 자세히 써 달라고 부탁한다. 직접 하려니 이 정도만 써도 괜찮은 건가 걱정이 되면서도 얼른 다음 페이지 입력으로 넘어가고 싶어진다. 신간을 시각장애인분들께 빠르게 전하려면 최대 2달 안에는 입력을 마쳐야 한다. 우선 이번 달까지 꼭 입력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입력해야겠다.
작가는 같은 출판사인 유유출판사에서 <필사의 기초>라는 책을 출간했다. <필사의 기초>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손으로 하는 필사 못지 않게 타자로 완성하는 필사 또한 책을 깊게 곱씹는 방법 중 하나다. 작년에 <어린 왕자>를 다시 읽고 필사를 시작했는데,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손으로 쓰다보니 시간도 많이 들고 손도 아프다. 손글씨의 맛도 좋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 권의 책을 필사해보고 싶다면 도서입력봉사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이 책을 끝까지 필사 하고 나면 나도 헌책을 고르는 안목이 조금이나마 생기지 않을까? 2월에 다닐 책방 주제를 '헌책방'으로 정했다. 방학을 이용해 해외에 있는 서점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마침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를 읽었다. 그리고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으로 헌책의 매력 또한 알았다. 이번 달이 지나면 헌책미식가까지는 못 미쳐도 헌책의 간은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_조경국(유유)
아주 오래된 서점_가쿠타 미쓰요, 오카자키 케시(문학동네)
필사의 기초_조경국(유유)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_우다 도모코(효형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