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책방] 헌책맛집탐방

책으로 만나는 헌책방 -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by 진진

올해 들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봉사는 요즘처럼 추운 겨울 집 안에서 따듯하게 할 수 있고, 내키면 가까운 카페에서도 할 수 있다. 바로 '도서입력봉사'다. 시각 장애인분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점자를 출력하기 전 먼저 책을 워드 파일로 옮기는 봉사다. 이 봉사는 작년 여름부터 도서관에서 일하며 알게 되었다. 봉사자들이 입력한 파일을 교열하면서 시간이 나면 책 한 권을 입력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겨울 방학이 되어서야 책을 입력하고 있는데 역시 쉽지 않다.



지금 입력하고 있는 책은 유유출판사에서 나온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이다. 오토바이 애호가인 작가가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 책방을 여행하는 책이다. 달마다 책방을 다니며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세우면서 함께 읽기 좋은 책이라 꼽았다. 또 책만 아니라 오토바이도 겁이 많아 못타는 게 한이라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다.

봉사 활동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책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은 '헌책방'을 운영하는 작가가 쓴 책이다. 책방을 여행하는 것도 흥미로운데 심지어 외국 책방을 여행하고 그 여행자가 책방 지기라니. 작가가 운영하는 책방은 진주의 소소책방이다. 이곳은 계획해둔 책방 달력에서 내일로 여행으로 책방 여행을 갈 때 가기로 다짐했다. 아무래도 헌책을 잘 아는 사람이 쓴 책방 이야기다보니 책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아직 170페이지 정도 입력을 마친 상태지만,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에서 책을 향한 애정을 충분히 느꼈다.


헌 책 의 맛

헌책은 우선 누군가 이미 구입해 읽어보고 되팔은 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는 누군가 먼저 간을 봤다는 이야기다. 간을 보고 맛있어 보이니 구입한 책이다. 이 책도 일본 헌책방에서 헌책을 주제로 다룬 이야기의 풍미가 진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책에 관한 지식은 아직 역부족하다. 그래서인지 더욱 일본 책방에서도 척척 자신의 기준에서 가치 있는 책을 찾아내고 그 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가 진정한 '헌책미식가'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된 서점>에서는 가치있는 헌책방을 두고 '책을 뒤적이기만 해도 안목이 훨씬 높아지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썼다. 책을 보는 안목으로 손님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소소책방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볼 것 같다.


다시 봉사활동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이 책은 3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아마 완성하면 30시간 넘는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책 크기가 작은 편이라 쉽게 끝날 것 같았는데 만만치 않다. 일본을 여행한 책이라 한자도 많고 사진도 많다.(사진의 경우 봉사자가 직접 설명을 자세히 해야 한다.) 가끔 사진 설명을 한 줄 정도로 써 오는 봉사자분들께 눈을 감아도 이해가 되도록 더 자세히 써 달라고 부탁한다. 직접 하려니 이 정도만 써도 괜찮은 건가 걱정이 되면서도 얼른 다음 페이지 입력으로 넘어가고 싶어진다. 신간을 시각장애인분들께 빠르게 전하려면 최대 2달 안에는 입력을 마쳐야 한다. 우선 이번 달까지 꼭 입력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입력해야겠다.

작가는 같은 출판사인 유유출판사에서 <필사의 기초>라는 책을 출간했다. <필사의 기초>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손으로 하는 필사 못지 않게 타자로 완성하는 필사 또한 책을 깊게 곱씹는 방법 중 하나다. 작년에 <어린 왕자>를 다시 읽고 필사를 시작했는데,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손으로 쓰다보니 시간도 많이 들고 손도 아프다. 손글씨의 맛도 좋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 권의 책을 필사해보고 싶다면 도서입력봉사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이 책을 끝까지 필사 하고 나면 나도 헌책을 고르는 안목이 조금이나마 생기지 않을까? 2월에 다닐 책방 주제를 '헌책방'으로 정했다. 방학을 이용해 해외에 있는 서점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마침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를 읽었다. 그리고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으로 헌책의 매력 또한 알았다. 이번 달이 지나면 헌책미식가까지는 못 미쳐도 헌책의 간은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소 개 된 책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_조경국(유유)

아주 오래된 서점_가쿠타 미쓰요, 오카자키 케시(문학동네)

필사의 기초_조경국(유유)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_우다 도모코(효형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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