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책방]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서

유럽 책방-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도미니카넌 서점

by 진진

네 덜 란 드 여 행 기

여행의 동기는 단순하고 우연히 다가왔다. 네덜란드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1위를 한 서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막연히 유럽을 한 번쯤 떠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유럽 여행을 목적으로 휴학을 하기도 했지만,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기회가 왔고 얼른 항공편부터 끊어 뒤를 돌아보지 않기로 결심했다.


도 미 니 카 넌 서 점 (Boekhandel Dominicanen)

네덜란드의 중심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친구가 사는 틸버그로 갔다가 4일 만에 세 번째 도시 마스트리흐트로 왔다. 이전에 들렸던 곳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도시로 중세 도시 느낌이 나는 곳답게 이곳은 교회를 서점으로 탈바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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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들어서자 인터넷에서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서점 1위'의 사진 속 모습이 펼쳐졌다. 높은 천장은 자연스레 우러러 보게 하고 어딘지 모르게 경건한 마음을 갖추게 한다. 네덜란드에 온 첫번째 이유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이 서점이 나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서점 1위로 꼽힐 수 있을까?

IMG_9682.JPG 어린이 도서 코너

서점의 규모가 크다보니 어린이 코너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에는 네덜란드의 명물 캐릭터 미피가 자리잡고 있다. 네덜란드에 오자마자 여러 곳에서 미피 캐릭터를 보고 그제서야 미피가 네덜란드의 캐릭터인 줄 알았다. 그 전에는 희안하게도 일본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니 자신이 만난 일본 친구도 자기나라 캐릭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아마도 키티와 비슷한 입모양을 한 미피에 대한 편견이 아닐까? 영어 실력이 아이의 수준이고 더치어는 아이보다 못하므로 어린이 코너를 가장 오래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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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가장 깊숙한 곳으로 가면 카페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어떤 맛일까. 국내 서점에서 마셨던 커피와 차가 생각난다. 나에게도 도미니카넌 서점이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냐고 묻는다면 한 번 생각해보겠다. 물론 큰 규모의 교회 안 서점은 우리나라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경이로운 모습이었다. 그 규모와 책을 즐기는 사람들은 부러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내가 넋을 놓고 바라보는 서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다시 오고 싶은 서점은 고개를 돌려가며 목운동을 해야하는 서점보다는 작더라도 이쪽으로 걸어갔을 때와 저쪽으로 걸어갔을 때 다른 분위기를 주는 서점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동네에 이런 서점이 있다면, 시간이 날 때마다 들릴 수 있다면 그 삶은 더 없이 풍요로울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동네에 녹아든 서점의 모습이 이 동네에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듯 하였다. 만약 내가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했다면 마스트리흐트에 있는 학교를 알아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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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떠난다. 파리에 도착해 리옹으로 가는데 리옹은 생텍쥐페리의 고향이다. 네덜란드와 프랑스로 여행을 갈 거라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작년 여름, 네덜란드의 화가 베르메르의 작품 진구 귀고리 소녀가 그려진 노트에 어린 왕자 필사를 시작했다. 진주 귀고리 소녀는 동명의 소설책을 고등학생 때 읽으면서 꼭 실제 작품을 보고 싶어했고 이번에 네덜란드로 여행을 온 이유 중에 하나다. 어린 왕자는 다시 읽어보니 더욱 좋아져 가장 좋아하는 노트에 필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여행은 알게 모르게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우리의 인생은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길을 걷는 듯 하지만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미래를 이어주는 선이 되고 길이 되는 것 일지도 모른다.


마 스 트 리 흐 트

마스트리흐트의 강변

서점때문에 이곳에 왔지만 흐르는 강과 평화로운 거리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소문이 난 덕분에 마스트리흐트에 와보게 되었고 이 동네에서 하루만큼의 추억을 얻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