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책방] 저녁에서 밤까지
동네책방 즐기기

안산책방- 마을상점 생활관, 모모책방

by 진진


독립출판물 플리마켓에서 뽑기를 진행하고 있길래 참여를 했는데, 상품으로 책 한 권을 받았다. 그 책은 무려 안산 여행책으로 꽤 두꺼운 책이었다. 작가님은 여행지로 안산을 추천 받아 여행을 했다고 한다. 통학을 했을 때를 제외 하고도 약 2년 정도 안산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안산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어디를 말해야 할까?

안산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올해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를 하기 전에도 학교 기숙사에 살았지만 안산에서는 학교를 제외하고 별 다른 곳을 가보지 못했다. 안산으로 친구들과 함께 놀러온다는 친구의 말에 처음에는 의아했다. 친구는 안산 여행이 꽤나 만족스러웠다고 후기를 들려줬다. 아직 안산 여행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안산은 공원이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한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이제야 주변에 있는 호수공원, 도서관 등을 가보기 시작했는데 도서관 가는 길만 해도 쭉 공원이 이어져 있다. 그리고, 이번에 자취를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안산에 있는 작은 책방들을 언제든지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마을상점 생활관과 모모책방, 두 책방 모두 올해 생긴 책방으로 모모책방은 심야책방의 날을 함께 하기 위해 9월에 마을상점 생활관은 이영미 작가님의 <마녀체력>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10월에 방문하였다.


모 모 책 방

모모책방의 귀여운 이름은 모모책방을 지키는 고양이 모모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모책방은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했다. 팔로우를 해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야책방의 날 행사를 하길래 친구와 함께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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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책방의 심야책방의 날

모모책방에 가는 길은 걸어서 20분 정도, 저녁이라 조금 어둡긴 했지만 친구와 함께여서 괜찮았다. 책방을 처음 방문하는 거라 책방을 둘러볼 겸 서둘러 갔다. 서점으로 가는 골목에 들어서니 슈퍼, 학원, 음식점과 공원 등 사람 사는 동네의 향기가 물씬 났다. 이런 동네에 서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책방을 들어서니 고양이 두 마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 자주 오고가는 책방이지만 피곤해하지 않고 활발하게 노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꾸 주위를 맴도는 고양이 덕분에 기분 좋은 마음으로 책을 둘러 보았다. 어떤 책을 살지 고민하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골랐다.

심야책방의 날 행사는 9월의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뒤이어 직접 쓴 짧은 글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가을방학이 생긴다면 어떤 일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를 제외하면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고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떤 책을 이야기 할지 고민하고 그 자리를 위해 글을 쓰는 일은 당장 닥친 학교 과제보다 흥미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태풍이 지나가고>를 보았다. 책방에서는 책을 구입하는 일 말고도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책방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참여하기에는 돌아오는 길이 걱정되어 아쉬움만 남았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좋은 책방이 생겨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친구와 함께 어두운 길을 걸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 을 상 점 생 활 관

마을상점 생활관은 <마녀체력> 북토크가 안산에서 북토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알게 된 서점이다. 서점보다는 북토크를 들으러 간 것이기 때문에 서점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는데, 정말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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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상점 생활관은 새책과 함께 중고책을 판매한다. 중고 물품은 책과 더불어 옷, 잡화 등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위탁을 받아 판매하는 물건으로 동네 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위탁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암스테르담에서 인턴을 한 분의 책과 스위스의 엽서를 샀다. 책은 새책이고 엽서는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분이 사온 엽서로 마을상점 생활관에 위탁한 물품이었다. 작가님이 오시기 전까지 책을 살펴보고 위탁 판매 물품을 살펴 보는데 정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또 이곳에서는 생활화라는 꽃을 판매하기도 한다. 책을 사러 간 김에 이것저것 손에 들고 나오게 하는 책방이다.


작가님이 오시기 전까지 혼자 이리 저리 구경하다 작가님이 오시고, 북토크에 참여하는 사람들까지 모이니 책방에 사람들이 꽤 모였다. <마녀체력>은 남해의봄날에서 나온 책으로 전부터 꼭 읽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책을 구입하고 작가님의 강연까지 들으니 앞으로 체력 단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요즘 빠져 있는 운동은 배드민턴인데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해 야외에서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작가님도 요즘 배드민턴에 빠지셨다고 해 정말 반가웠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바꿨고, 어느샌가 도전하는 것을 망설이고 자신감이 떨어진 나에게 기꺼이 도전한 어른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되었다. 이 책을 얼른 읽고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다. 곧 50을 바라보는 엄마는 아마도 나보다 체력이 좋을 것이다. 명절에 가족끼리 다같이 산에 오르면 가장 펄펄 다니시는 분은 할머니고 그 다음은 아빠 그 다음은 엄마, 그리고 나다. 체력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지만 나이 탓을 하며 체력을 뒷전으로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어릴 때 태권도 학원에 도복까지 맞추고 학원을 나갈 일만 남겨 놓고 학원을 관둔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같은 반 친구는 내 흰띠를 가지고 놀렸다. 그 놀림을 받고 태권도 학원을 안간 일이 지금까지도 후회가 된다. 그때 학원을 다녔으면 운동실력이 조금은 더 좋았을까? 운동에 대한 거부감도 더 줄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최근 시작한 배드민턴 덕분에 좋아하는 운동이 생겼고 점점 실력이 느는 재미도 알게 되었다. 체력을 키우는 일은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마음의 근육 또한 키우는 일임을 운동을 하면서 느낀다.


북토크 역시 끝나고 나니 밖이 어두워졌다. 마을상점 생활관도 집까지 거리가 걸어서 20분 정도 되는 곳이라 충분히 밤 늦게도 걸어갈 수 있었다. 걸어서 갈 만한 좋은 서점들이 점점 생겨나는 일이 참 기쁘다. 식당이 새로 생기면 한 번쯤 꼭 들려보듯이 새로 생긴 서점을 들려 보는 순간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 서점들이 오래 자리를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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