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에게 변호사가 되어주세요.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 솔루션 1

얼마 전 중2 사춘기 자녀를 둔 워킹맘의 고민 상담이 있었습니다. 상담의뢰를 하신 어머님은 마냥 똑쟁이고 착하기만 했던 아들이 이제 사춘기가 되니 말도 잘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고 있으니 엄마의 목소리도 자동으로 높아지고 갈등 상황만 깊어지는 것 같다고 상담을 요청을 해오셨어요. 사춘기 아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며 엄마들이 당황해하고 힘들어하는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지요. 내용을 깊이 들어가 보면 학업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잘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갈등 상황으로 들어가 상황들을 재현해 보는 방법입니다. 빈 의자 기법처럼 역할극을 사용해 아이와의 갈등 상황을 재현하다 보면 나와 아이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기도 하고 감정이입을 통해 아이의 입장과 마음을 이해하게 되지요.

상담하며 대화 나누는 동안 아이가 사춘기로 접어들어 엄마 마음에 다 차지 않고 엄마 마음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았고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으니 걱정되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재현하다 보니 되려 아이가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고 마음이 답답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역할을 바꾸어 상황을 재현하는 동안 엄마 스스로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거지요. 또한 제가 구현했던 엄마의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며 본인이 너무 서툴렀던 것 같다며 눈물도 보이셨어요.


어쩌면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에게도 똑같이 사춘기 시기를 지나는 중1 딸이 있습니다. 저도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뜻에 귀를 기울인다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엄마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마주하게 돼요. 한 호흡 멈춰 서 생각해 보면, 갈등 상황에서 여전히 아이를 다루듯 훈계하고 지시하고 싶어 하는 저의 모습을 대면하게 되지요.

그러나 자녀를 위한다고 하는 엄마의 많은 말들은 사춘기 자녀에게 잔소리로 전락해 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렇다면 사춘기 자녀와는 어떻게 대화를 나누면 좋을까요?


먼저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법에 대해 말하기 전에 사춘기 자녀들의 뇌의 특징을 나누고 싶어요.



사춘기 자녀의 사고 구조

청소년 시기는 감정의 뇌로 사고하는 시기입니다.


어른의 경우에는 전두엽을 사용하여 사고하므로 이성적으로 반응하지만, 사춘기 시기 아이들은 번연계에 속한 편도체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이성적 사고보다는 감정적 사고를 하는 시기입니다. 청소년기는 뇌 발달 또한 성장과정에 있기 때문에 성인처럼 미리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예측하는 기능이나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이 완전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 중에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가장 늦게 성장하기 때문에 자녀들의 전두엽은 미성숙한 시기이지요.

전두엽이 성숙하지 못한 데다가, 이 시기는 호르몬과 뇌, 심리적 구조도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시기입니다. 성호르몬의 증가로 편도가 과잉 자극을 받아 청소년기는 감정 자극에 예민하고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도 하고 충동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시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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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가 사용하는 편도란 아몬드의 한자어로서 아몬드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그리스어 'almond(편도)'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편도체는 감정, 특별히 공포와 공격성을 처리하는 핵심적인 뇌구조로 알려져 있어요. 편도체는 외부의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반응에 대한 공격성이나 두려움, 부정적 감정들을 전달해 상황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상적으로 척추동물의 생존에 꼭 필요한 두려움이나 경고와 관련된 반응들은 모두 편도체가 하는 역할이니 인간에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편도체를 사용하는 시기의 자녀들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본능에 충실합니다. 주변 인물을 적으로 간주하기가 쉬운 시기이다 보니 잔소리하는 엄마는 자녀에게 그리 고운 존재일 수 없고 관계 또한 녹록지 않겠지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자녀가 공격성이 많고 반항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하고요. 또한 부모와 사춘기 자녀가 사용하는 뇌의 구조가 다르다 보니 이 시기 잦은 트러블이 일어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 솔루션-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호르몬의 변화로 자기도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정 기복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사춘기 자녀에게, "너 요즘 왜 이러니?" "얘가 왜 이렇게 화를 내?"라는 질문처럼 당혹스러운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도 내가 왜 이러는지 다 모르기 때문이지요.


논쟁은 피하고 되도록 침묵하세요


자녀와의 대화에서 그동안은 설명하고 훈계하였다면 이제는 되도록 침묵하세요.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유익한 훈계가 되지 못하고 설교나 잔소리로 치부하게 됩니다. 엄마의 말이 길어지면 아이는 엄마의 공격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아이도 감정적으로 응대합니다. 대화가 계속되다 보면 힘겨루기가 될 수도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춘기 자녀와 논쟁을 시작하게 되면 언성이 높아지고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되어 제일 중요한 관계가 어긋나는 결과가 되고 맙니다.


이 시기는 엄마가 아이의 브레이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엄마의 갱년기도 만만찮다." 하며 양쪽의 감정싸움이 되면 안 되겠지요. ㅎㅎ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해 주세요.


앞에서 말했듯이 청소년기의 뇌는 감정 영역이 먼저 작동해서 정보를 해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언어, 비언어를 해석하는데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시기이므로 사소한 말이라도 존중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에서 엄마는 정신이나 이성에 호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호소해야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내 감정이 수용되는 곳, 공감받는 곳에서 마음을 열고 그다음 대화를 해나갈 수 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말보다는 짧은 공감의 한마디가 아이에게 감동이 되고 마음을 만져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에 대한 간단한 수용의 한마디로 아이와의 대화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많은 말보다는 수용의 한마디, 공간의 언어를 사용해 주세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전두엽이 발달한 어른이기에 내 아이보다는 더 쉽다는 것을 기억해요.


아이가 자신의 과업을 잘 이루어 가고 있다고 지지해 주시고 믿어주세요.


제가 쓴 육아서의 제목도 <아이를 믿어 주는 엄마의 힘>인데요. 이 시기만큼 엄마의 믿어 주는 힘이 중요한 시기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 ^^


청소년기는 자녀가 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지하며 연습하는 시기입니다. 부모에게만 의존했던 청소년들이 독립적인 인격체로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시기이지요. 사춘기 자녀가 예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이고 엄마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할 때 사춘기는 자의식이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자녀들을 반항이나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버릇없이 말대꾸를~` '이제 컸다고 얘가 이러나.' '얘가 벌써부터 이러면 어떡하지?' 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지만 정상적인 성장과정으로 인지하고 스스로 정체성과 독립심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 수고하고 있고 잘 가고 있다고 믿어주고 지지해 주며 기다려 준다면 겉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해도 아이는 그 안에서 깊은 감동과 지지를 받으며 스스로 답을 찾아갈 것입니다.


사춘기 자녀의 변호사가 되어주세요.


마지막으로 사춘기 자녀의 부모는 아이의 변호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변호사는 피고인을 변호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형사재판에서 피의자를 변호하여 무죄 선고를 받거나 형량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변호사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고 정상 참작할 만한 상황이 있는지 찾아내고 도움과 희망을 주려고 하지요. 이처럼 아이의 모습에서 최대한 내가 변호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검사와 판사의 역할을 하고 있을 때가 있지요. 아이가 느끼는 벅참, 피곤함, 하기 싫음 등 많은 감정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아이의 선생님의 입장에서, 친구나 선배의 입장에서 변호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아이의 감정 그대로를 변호해 주는 것이 사춘기 엄마가 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렇게 감정적인 도움을 주고 나면 그 후 우리 아이들은 주체성을 가지고 훨씬 더 답을 잘 찾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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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초등 6학년 친구들을 만나 학생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나라를 지킨다는 중2 친구들, 중학생 친구들을 만나 메타인지나 자기 주도 학습 등의 강의를 할 때가 있어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덩치만 컸지 아직 어리고 순수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요.

센척하는 우리 친구들 마음속에는 여전히 "잘한다. 잘한다." 감동하던 엄마의 품이 그리운 아이가 있습니다. 여전히 엄마인 우리가 해 줄 것은 믿어주는 '믿음 육아' 그것입니다.


저희 집에도 솔잎이 굴러가도 까르르 웃었다가, 사랑가를 들으며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가 하며 맑았다 개었다 하는 중1 딸아이가 있습니다. ㅎㅎ 연애소설의 작가가 되어 연애소설에 폭 빠져있기도 한 감수성이 무궁무진하고 편도체의 활성화를 여실히 나타내는 딸이지요.^^ 그런 딸이 여전히 "엄마 사랑해"를 외쳐주고 엄마 뒤에서 백허그를 해주니 많이 많이 감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침묵하기를 공감하고 지지하기를 중1 딸아이의 친구가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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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변호사가 되어 그들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그들의 감정을 변호하고 대변해 준다면 우리 아이들 너무나 잘해 나가겠지요?^^ 변호사 그 힘든 거 우리가 한 번 해보자고요.^^

상담과 코칭을 하면서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고 애쓰시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이 참 좋습니다. 그 마음이 기본 바탕이기에 우리는 답을 잘 찾아 나갈 수 있을 거예요.


모두 아이를 믿어 주는 믿음 육아 화이팅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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