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상황을 객관화 시키는 자녀와의 대화법


작년에 거제시립도서관에서 <아이를 믿어 주는 엄마의 힘> 저자 특강이 있었습니다. '내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육아법 및 자녀와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비대면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줌이 있었기에 먼 거리 강연도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면의 강점들이 있지만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강연도 채팅창을 통해 소통하며 진행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강연 후 질문을 받고 대화를 계속해가며 엄마 마음 안에 있는 두려움에 대해 심층적으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강연을 들으시고 채팅창을 통해 공감하시며 고민들을 많이 남겨주신 부분이었습니다.


유치 과정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있을 때도 부모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의 문제와 질문으로 시작된 상담은 엄마에게로 방향이 전환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좀 부족한가요?"에서 시작되었던 상담은 끝으로 가선 결국 "제가 잘 못 키웠나요?" "제가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육아에 있어 책임이 부모, 그것도 육아를 많은 시간 담당하는 엄마에게 있다는 생각에 많은 자책으로 힘들어하게 되는 경우를 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춘기 자녀로 상담을 하시는 부모님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실 때가 있습니다. "사춘기라 그런지 엄마, 아빠 말에 퉁명스럽고 아주 조심스러워요. 내가 아이를 잘 믿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정말 못마땅해 소리가 높아지는데 이러다 관계가 틀어질까봐 두려워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조금 더 대화를 깊게 하다보면 엄마 안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과 만나게 됩니다. "사실은 저도 그 시기 부모님이 저를 그렇게 믿어 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지 못했어요. 그래서 상처 투성이었고 반항심만 커졌어요. 그 문제로 오랜 시간 힘들었는데 그 힘듬을 알면서 똑같은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 같아 너무 힘들어요. 우리 아이도 저랑 그런 관계가 될까 봐 두려워요."


아이와 하나의 문제 상황을 만났을 때 내 아이와 내가 대면한 갈등 상황을 함께 대화로 풀어가야 하는데 상황 너머에 내 안에 내재된 아픔과 두려움이 큰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그래서 작은 문제 상황도 확대 해석해서 보여질 때가 있습니다. 문제 상황을 둘 앞으로 가져와 손에 올려놓고 함께 바라보며 문제를 객관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아이랑 나랑 의견이 안 맞아 충돌하면 어떡하지. 우리 아이도 나처럼 엄마 아빠랑 마음의 벽을 쌓고 거리를 두면 어떡하지. 응어리가 마음에 남아 틈이 생기고 소통이 단절되고 상처가 커지면 어떡하지 우리 아이가 커서 낳은 자녀와 또 이런 것들이 되풀이되면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됩니다.


처음엔 "요즘 아들이~"라고 시작되었던 하소연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우리는 문제 상황을 객관화 된 입장과 논리적 사고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많은 부분 안타깝게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 생각들을 확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더 단순한 문제일 수 있는데 자신의 깊이에서 어려워하고 두려워했던 감정까지 맞닥뜨려야 하니 혼돈은 더 커지고 문제가 내가 다를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현재 상황이 아닌 걱정과 두려움을 다 가지고 와 대화하다 보니 일의 문제가 확대해석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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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면의 문제와 감정에 함몰되지 않도록 아이와의 문제 상황을 객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와의 대화를 객관화시키는 대화법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질문입니다.


"너 요즘 뭐하고 다니는 데 숙제가 다 구멍 나고 그래! 너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해. 공부가 장난이야!"

로 시작된 비난과 화는 아이의 입을 다물게 하며 마음을 닫게 합니다.


질타가 아닌 질문으로 시작하세요.

질문을 받으면 방어벽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감정이 다치거나 철통방어를 하느라 외면하고 회피하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동안 아이 스스로도 자신을 객관화된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너 요즘 계속해야 할 일들이 미뤄지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 것 같아?"

라고 질문식 대화로 접근해 가면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here & now'에서 대화하는 것입니다.


내 생각과 말이 현재의 범주를 벗어나 과거나 미래에 치중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며 here & now로 가져와야 합니다.

"너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또 그런다. 그렇게 맨날 숙제가 밀려 어떻게 하려고 해. 지금 이렇게 하면 나중에 대학 입시 준비할 땐 어떻게 하려고 해."라는 과거와 미래를 포함한 내용으로 확장시키게 되면 문제 상황은 복수가 됩니다.

"오늘 해야 할 숙제가 있다고 한 것 같은데 아직 못한 것 같구나. 숙제가 밀리지 않도록 바로 하면 좋겠구나."


명령어가 아닌 청유형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위의 제시된 대화처럼 청유형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명령을 하게 되면 그 일의 주체는 명령자의 것이 됩니다. 아이의 마음에는 엄마 아빠가 학업의 주체처럼 여겨지고 결과의 책임도 전가하게 됩니다. 아이가 감당하고 책임 질 몫이기에 부모에게도 그만큼의 거리 존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명령이 아닌 청유형의 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이들도 감당해 가야 할 것들이 많아지지요. 밥 잘 먹고 잘 자면 마냥 이쁜 아이로만 볼 수 없는 부모도 함께 성장 해야 할 과제들이 생깁니다. 아이를 존중하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아이를 믿어 주는 엄마의 자리와 대화법 함께 연습해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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