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온, 오프라인으로 부모상담이나 코칭, 성인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 상담자 중 한 분이 이런 고민을 꺼내 주셨어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온 신경을 다 써서 일을 해야 하는 업무가 있고, 딴생각을 하면서 할 수도 있는 업무가 있는데, 그 딴생각을 해도 되는 시간에는 과거의 기억 파편이 불쑥불쑥 생각나요. 그런데 그것들이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던 것, 싫었던 것, 실수했던 것들로 대부분 마음에 안 드는 기억들이에요. 과거의 일일 뿐이니 그것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진 않고 금방 그 페이지를 접고 다른 페이지를 펼치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러고 나면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신과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 건가? 문제가 있는 걸까? 다른 사람들도 이럴까? 궁금해졌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작가님도 그러실 때가 있나요?"
라는 의문들을 안고 물어 오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런 감정을 느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의 대답은 "저도 그래요."
이 한마디가 뭐라고 단번에 안도의 숨을 쉬셨어요. 우선 그것만으로 큰 위안과 안심이 되셨다고요.
그렇습니다. 나만 그런가는 두렵고 외로운 마음을 주지요.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누구나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입니다.
그리고 떠오르면 다시 접고 접고 했던 그 페이지를 만나주라고 말합니다. 어떻게요?
진짜 페이퍼에 감정 페이지를 담아 가는 것이지요. 그냥 덮어놓고 접어 버리는 것보다 만나 줄 때 훨씬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잔상처럼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마음 안에 남아 있는 감정들이 떠오르면 꺼내서 감정 페이지로 옮겨 적기로 하였습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으셨을 때는 꺼내 놓으면 두리뭉실했던 감정들이 또렷하게 다가올까 봐 겁이 난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그것이 도움이 된다면 직면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지요. 그런데 그것을 해가기로 하셨어요.
그리고 다시 나눌 때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감정을 적어 내려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세 번 안 좋은 기억이 난다면 적지 않았을 땐 전체적으로 안 좋은 감정이 되었는데 전해준 대로 안 좋은 감정들을 그때마다 적어 내려가니 하나하나 개별처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감정까지 지장을 받지 않고 그 부분으로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감정 노트를 써 보시고 감정 노트에 유익을 정확히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다면 감정 노트를 쓰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세 가지로 정리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첫째, 감정 노트를 쓰다 보면, 메타인지를 작동해 사고하므로 감정과 나를 분리해서 볼 수 있습니다.
즉, 나와의 거리를 두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통찰하는 가운데 감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을 분석하고 다스리는 자리에 설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상담을 요청한 분의 말씀과 같이 하나의 감정에 모든 감정이 영향을 받지 않고 하나하나의 개별 선상에 두고 다루기 때문에 문제의 접근성과 해결방안이 쉬워집니다. 그래서 만나면 만날수록 가벼워지고 내가 다룰 수 있는 감정으로 느끼게 되지요.
세 번째, 쓰다 보면 감정 이면의 본질의 마음을 만나게 됩니다.
후회라고만 생각했던 감정이나 후회를 남긴 그때 그 상황을 써 내려가다 보면 그 이면에 숨어 있던 감사나 열정의 감정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미안함에 대한 감정을 풀다 보면 그 사람을 향한 내 안의 깊은 사랑의 감정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요. 그 본질의 감정을 만나게 되는 곳에서의 위로가 많은 감정의 실마리를 풀어주고 해결해 주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아티스트 웨이-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도 12주간의 긴 여정을 걸어오시며 함께 하시는 분들의 변화들을 보게 되어요. 바로 '모닝페이지'를 쓰며 많은 부분의 자기 이해와 치유를 경험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방향성을 잡아가시는 것들을 보게 됩니다. 저 또한 '나를 위한 글쓰기 '아침 일기'를 써가며 많이 도움을 얻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