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하면 일반적으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마케팅 관점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개념이다. 물건 하나를 사는 과정은 고객이 물건을 인지하고, 생각하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물건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커뮤니케이션을 수반하게 돼 있다. 회사는 단계마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치밀하게 계산하고 시행한다.
오늘 얘기하고 싶은 건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다.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기업 전략 컨설팅을 하는 선배가 있다. 수주하지 말아야 할 회사를 걸러내는 비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수주가 유력한) 회사를 미리 찾아가서 직원을 무작위로 세 명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다 회사 가치체계(경영철학, 미션 - 비전, 경영이념)를 물어본다. 세 명 모두 답을 못하면 그 회사는 수임하지 않는다.
어차피 수주해서 프로젝트를 해봐야 성과가 안 나서 골치 아프게 될 회사라는 거다. 잔금 못 받는 불량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경험칙.
사내 커뮤니케이션 없는 회사는 참으로 많다. 좋은 액자에 표구되어 회사 벽을 장식하고 있는 가치체계, 공유되지 않은 자사 제품 이미지, 이번 달 프로모션 컨셉 등... 여러 번 알리는 것은 기본이다. 합의가 되어야 하고, 옆구리를 푹 찌르면 바로 나와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부서 간의 커뮤니케이션 사일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분명 톱니바퀴처럼 맞불려 함께 돌아가야 하는데, 내 일 아니면 관심 없다는 식의 인식이 큰 문제가 아닌가 한다. 팀으로, 회사로 움직여야 우리 회사의 제공물에 대한 총체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져서 고객에게 소구하게 되는데, 어느 부분에선 단절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대기업은 큰 조직구조 상 이런 식의 업무처리가 관행화된 경우가 많다. 그래도 돌아가긴 한다. 단절을 메워줄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이래선 안 된다. 대기업과 경쟁할 때는 회사 자체가 뾰족한 창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을 뚫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