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나의 일기
#. 선소비 후수습
3월 아이패드와 맥북을 함께 결제하면서 4월 첫날에는 현타가 왔다.
인테이크에 비해 아웃풋이 개미똥구멍 같은 소비다.
‘과연 현명한 소비였던가?’에 대한 소비의 원론적 의문을 제기해 본다.
#. 타이밍
맥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를 열어 ‘맥북에서 네이버 들어가기’와 같은 검색을 해야 했다.
날아다니는 차가 개발되었다고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이건 또 무슨 구석기적 질문인가 싶어 다시 현타가 왔다.
#. 덜 아픈 손가락
맥북이 도착했다, 열흘 전쯤에
모든 건 때가 있다는 우리네 조상들의 말은 이번에도 옳았다.
결제와 함께 찰나처럼 사라진 기쁨은 돈은 없었지만 간절한 때에 샀어야 한다. 는 큰 깨달음을 주었다.
만족도 또한 인테이크에 비해 아웃풋이 개미똥구멍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맥북으로 인터넷 검색이나 (했겠지만)하고 있지만 최소한 갖고 싶던 순간에 구입을 했다면 만족도만으로도 인테이크를 발라버렸을 것이다.
은색 네모 박스는 나의 덜 아픈 손가락이 되어 그렇게 한동안 책상 위에 방치되었다.(아직도 진행 중)
#. 소거법
현명한 사람은 남의 잘 못을 보고도 깨닫는 게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글렀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보는 사람, 그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 ‘이게 똥이었던가? 된장이었던가?‘하는 어리석음의 전형적 인물이 나다.
어리석음의 전형적 인물인 내가 이 험난한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소거법을 선택하기로 한다.
나한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한 차선책쯤으로
‘해 보면 알지 ‘라는 도전 정신과 강한 비위만 겸비하고 있다면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닌 듯하다.
여담) 맥북과는 천천히 친해지기로 했고, 지금은 썸을 타고 있는 관계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쁜 애 같지는 않다는 게 하루 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