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삶의 축소판
20대에 친구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며 분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능숙한 언어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둘 다 해외 경험이 전무한지라 여행은 미지수 그 자체였다.
하루 이틀 삼일, 의외로 모든 일이 쉬웠다.
지하철은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리가 원하던 목적지까지 오차 없이 데려다주었고 미리 준비 해 뒀던 여행 자료들은 길을 찾기에 충분하였으며 고등학교 제2 외국어 수업시간에 배웠던 언어는 어설프지만 외국인에게 길을 물어볼 용기를 낼 수 있게 한몫했다. 그리고 (여행) 한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서치 했던 자료들이 이미 눈에 익어 마치 예전에 다녀 간 적이 있는 착각을 들게 하였다.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간 지하철이 갑자기 정차하는 변수가 있기 전까지 말이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같이 뛰었던 오사카의 플랫폼을 기억한다.
친절하게 다가와 공항까지 동행해 준 오사카의 여인도 기억한다. 자기도 집이 그쪽 방향이라 같이 가는 거라고 했던 따뜻한 마음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시간이 꽤 흘러 여행 기억의 곳곳이 흐려졌지만 그때의 당황스러움과 무명의 사람에게서 받은 친절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여행은 변수의 연속이다.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고 완벽한 여행이 되리라는 불변의 법칙 같은 건 없다.
선인들은 인생도 여행이라고 하더라.
내일(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변수에 익숙 해 지는 방법과 마음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주변 사람들이 종종 날 단단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딱히 이렇다 할 거창한 건 사실 없다.
나의 직감과 선택은 10번 중 7~8번이 꽝이어서 시행착오가 많지만 그래도 그중 2~3번에 행복 해 할 수 있는 단순함인 것 같다.
어른들이여,
철들지 말고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