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라이프

reset syndrome

by just E

#.

새하얀 노트 한 장을 폈다.

인생의 그래프를 그려본다.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이 어떠한 규칙과 질서도 없이 그려진다.



하강곡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기는 일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과거의 내가 한 행동의 반복이 가져온 결과겠지.



#.

이전에는 일 년에 네다섯권씩 다이어리를 바꿨다.

새로운 다이어리에는 버려진 다이어리에 적힌 나쁜 일 따위는 옮겨 적지 않았다.



#.

매일을 통화하던 친구가 있었다.

휴가도 의례히 그 친구와 몇 해를 함께 했다.

어느 날부터 난,

그 친구의 연락을 피했고 문자 내용에는 단답식으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냐'고 친구가 물었다.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에 대해 수 없이 생각했다.


크게 다툰 일이 있었던가?

그런 일은 없었다.

친구에게도 말 못 할 그때의 사정이 있었던가?

그런 일 또한 없었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매일 같은 레퍼토리의 넋두리를 하기 시작했고 그 걸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


여느 때와 같이 친구와 통화내용은 회사에서 겪었던 안 좋았던 일들과 함께 감정을 쏟아붓고 있었다.

별다르지 않은 통화내용에 '감정받이'라는 그 친구의 단어가 마음을 할퀴었.던가?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시간이 오래 지났고 과거는 왜곡되기 마련이니 어쩌면 그단어는 내가 만들어낸 단어인가 싶기도 하다.


한 명의 인간관계가 정리되었다.



#.

'감정 소모'라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주변의 관계를 리셋하기 시작 한 걸까?


난 잘 살고 있는걸까. 내 선택이 맞는걸까.

어떤 대답도 만족하지 않을 물음표가 생겼다.



#.

오늘은 문득

인생이 잔잔한 그래프이길 원하는가?

재미와 고난(슬픔,분노)이 있더라도 다양한 곡선이 그려지는 인생을 원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런 것도 선택이 가능하다면 과연 어떤 게...!?




매거진의 이전글리얼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