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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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시대 아빠 시대의 이야기는
'우리 때는 그렇게 살았다'로 시작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로 끝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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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에 손자와 손녀를 본 엄마는 아직도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할 때면 어느 대목에서 말의 속도가 반박자쯤 느려지고 이내 목울대가 울렁인다.
어른들은 극복 하지 못 한 과거의 상처를 하나씩은 마음에 가지고 살아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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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말이 없는 경상도 남자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으로 점철된 평행성 같은 삶을 함께 살았지만 단 한 번 아빠가 이야기했다는 13살 이후의 (아빠) 인생에 대하여 듣고 모든 걸 감싸 안아주고 싶은 대상으로 바뀐 듯했다.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엄마의 삶 보다 13살의 어린 소년 시절 아빠의 삶이 고달팠으리라는 것쯤은 말의 침묵과 울먹임으로 충분했다.
아빠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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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을 때 모든 단어와 모든 문장에 감정이 실려 아렸던건 아빠 엄마의 이야기여서 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