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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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칠째 날이 좋다.
‘좋다’에 어떤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좋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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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 점심시간
인사동 쌈지길을 지나
몇 개월 전 높은 담이 허물어지고 드디어 일반인에게 개방된 송현동 부지에 다다랐을 때 삼삼오오 무리들이 눈에 띈다.
옮겨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어린 꽃들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복장을 보니 근처에서 일하는 회사원도 제법 있는 듯했다. 목에 걸고 있는 명찰이 주인의 보폭에 따라 크고 작은 포물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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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나오기 전,
따뜻한 이불속에서 굳이 목적 없는 서울행이 필요할까 망설였다.
다른 선택을 한다.
늘 고민과 생각이 많지만, 난 왜 항상 같을까?
삶의 행적을 복기해 본다.
특별히 잘 못 된 선택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아 뭔가 잘 못 되었다는 결론이다.
결국 다르지 않은 선택이 문제였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선택을 한다.
반복되는 엔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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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서울행도 아니었고 예술은 글로 이해하는 문외한이지만
전시를 보며 눈에 발라둔다(안목을 키운다) 생각했더니 좀 괜찮은 평일 오후인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