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라이프

집 I (선생님, 왜 이런 건 가르쳐 주지 않으셨어요?)

by just E

우리나라는 ‘내 집’에 대한 집념이 유독 강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자식들이 타지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엄마는 ‘서울에 집이 이렇게 많은데 내 집이 하나 없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뉴스에서 부동산에 대해 집중 보도가 될 때엔 울분에 가까워졌다. 집값의 오름과 내림에 따라 앞에 붙는 넋두리가 조금씩 바뀌기긴 했지만 ‘내 집이 없네’로 끝나는 돌림노래 같았다.


그렇다고 그 당시 서울에 우리 남매의 거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우리 집’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난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월세도 아닌 따뜻한 물이 나오는 아파트 전세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

전셋집은 부모님의 지난날 시간과 맞바꾼 대가 같은 것이었다.


“엄마, 이 정도면 괜찮지. 고향엔 우리 집도 있고..”

부모님이 살아온 여정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이었으며 돌림노래가 길어지는 어느 날 가끔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까지 생각이 닿고 결국 진저리가 나기도 했다.

“...내 집 없으면 서러운 거다..”

마치 엄마의 어린 시절은 서러움, 힘듦, 고통, 한으로만 이루어진 곡조가 있는 판소리 같았다.


50‘ - 60’년대 대한민국에 태어나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소시민의 삶.의 모습은 닮아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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