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만 살아보면
어! 생각보다 외로운데?
가족이 떠난 후유증이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다섯 살 아이가 만화영화를 보다
'이모, 그런데 외로운 게 뭐에요?‘
(외로운 건... 그냥 외로운 건데...?!)
'음.. 심심하다는 게 어떤 건지 알지? 그리고 슬픈 것도 하늘인 뭔지 알지? 그 두 가지가 합체한 게 외로운 거야.‘
정말 기분이 그랬다.
심심한데 슬펐다. 아니 슬픈데 심심했다.
친구와 카톡을 주고받아도 마음의 거리가 생겼다.
그 거리만큼 외로움이 생긴 것 같았다.
여기저기 제주와 관련된 카페에 가입해 글을 읽기 시작했다. 나처럼 이 섬에서 외로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검색을 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자녀가 있다면 아이의 연령이 맞는 누군가를 찾고,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연령의 친구를 찾고 있었다.
난 그저 제주에서 2인이상 주문이 가능한 음식점의 맛있는 음식을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낯선 사람과 다른 건 같이 할 수 있지만 음식만은 좋아하는 사람과 편안하고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신념이 걸림돌이 되어 외로움을 부추길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