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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Mar 05. 2023

제주의 봄을 기다리며

사계절만 살아보면

아침에 눈을 뜨니 봄햇살이 침대에 내려앉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생각나지 않지만 잠결에 더워서 창문을 열었나 보다.


'이러니 매일 제주의 봄에 속게 되지!'

햇살이 봄이라 가벼워진 옷차림은 이내 바람에 후회를 몰고 오니 말이다.

이사를 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니 불편한 것들이 남아있지만 이제 제법 내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불편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 '나의 집'을 만드는 즐거움도 있었다.

미래의 퇴직금을 당겨 쓰고 있는 중이지만 혼자 힘으로 벅찬 건 미래의 나와 함께 고통을 나눠 반으로 줄여도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어차피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내가 다 책임지는
나의 인생인데.

제주에서 무엇을 얻어야 할까? 에 대하여 수 없이 생각해 보았다.

의식의 흐림이 그 질문에 닿기 전까지는 '굳이 왜 제주에 와서...'로 시작하는 한탄의 목소리였지만

결국

제주에서 무엇을 찾을 것인가? 얻을 것인가?로 종결 되는 자문이었다.


구체적으로 목표한 건 없지만 '넌... 또 성장하겠네..'라는 친구의 말처럼

일 년을 보낸 시점에서 되돌아보았을 때 적어도 한 뼘 정도는 성장해 있었으면 좋겠다.


공원 벤치에 앉아 느리게 걷는 사람들을 보며 내 인생도 조급 해 하지 않고 천천히 걸을 수 있게 기다려주기로 다짐했다.

치열하지 않아도 되는 삶 어쩌면 제주에서 그걸 꿈꿨는지도 모르겠다.

바다는 푸르렀고 햇살은 따뜻한 주말을 보내며

제주의 봄은 얼마나 더 예쁘려고 이러는지 마음이 몽글몽글 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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