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만 살아보면
어느덧 한 달,
일 년으로 계산하면 1/12의 시간이 지났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 보다 더 정확하건 통장에 찍힌 자동이체 금액이었다. 집을 계약하던 날 임대인에게 첫 월세를 통장으로 이체하며 걸어뒀던 자동이체의 날, 꼬박꼬박 납부해야 하는 게 4대 보험 외에 제주 무주택 거주자의 세금 같은 월세가 덧붙은 것이다.
괜찮다, 그래도.
집을 구하지 못 한 상황에서 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청이는 차를 끌고 다녔던 시간들도 견뎌냈고 딱딱한 싱글 침대 위에 누워 고개만 돌리면 퇴근 때 벗어놓은 신발 한 켤레의 외로움도 견뎌냈으니, 괜찮다.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면 얼마나 예쁠까.
기다린다. 기다린다.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혜원의 엄마 말(영화 - 리틀포레스트)처럼.
기다린다, 따뜻한 나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