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만 살아보면
‘제주 좋아요?’ 눈 씻고 찾아도 찾지 못했던 제주의 좋은 점을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라도 찾고 싶어 전전긍긍했던 3월,
이 지났다.
어쩌면 머물러야 할 사소한 이유라도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3월,
직장 사람들에게 입사 인사를 건넬 때 함께 인사했던 어린 입사 동기
’제주에 사는 건 처음이라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군더더기 없는 짧은 인사말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들 처음 보는 얼굴이라 저 사람이 같이 입사한 사람인지? 저 사람이 있던 사람인지?를 구분하는데 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카오스 같은 공간에서 담담에게 이야기하던 목소리가 기억난다.
그 후 시간이 꽤 지나고 서로의 얼굴이 익숙 해 질 때쯤 어린 입사 동기는 욕심도 연륜도 그 무엇도 묻어있지 않는 앳된 얼굴이라은 걸 알게 되었다.
오고 가며 가볍게 인사를 건넸고
알게 모르게 도와준 입사 동기
그녀가 떠난다.
지난번 회사 문 앞에서 만났을 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말과 ‘지금의 포지션이 후회된다’는 말을 조금 더 관심 있게 들어줬어야 했나?
후회가 밀려왔다.
의례적인 투정이라 생각했다. 그때쯤엔 나조차 나의 상황을 남을 통해 납득시키고 있던 시기라 사실 마음의 여유 같은 게 없었다.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타지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동질감을 주었다는 걸 떠난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다.
왜 떠나는 걸까.
(난 왜 남은 걸까)
힘들었던 걸까.
(밥이라도 한 번 먹을 걸 그랬나)
습도가 문제였을까.
(제습기가 필수라고 말해 줄 걸)
외로웠던 걸까..
(그건... ㄴ....ㅏ도 어ㅉ....ㅓ면)
내일은 좋은 일로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거면 좋겠다는 인사를 건네어야겠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누군가는 제주를 꿈꾸고 누군가는 제주를 잊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