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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Jun 18. 2023

부지런해지고 싶게 만드는 날씨

사계절만 살아보면

퇴근을 하고 오랜만에 냉장고나 채워 볼 요량으로 마트로 향했다. 그 마음이 들게 한 건 회사에서 알맞게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초여름이어서 그런지 저녁 시간에 불어오는 바람은 제주의 눅눅한 습도를 잊게 하는 적당한 시원함이 섞여 있었다.

아쉬워 방파제를 걷다가 보니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이십여 분 만에 등대에 이르렀다.


그 시각 하늘의 색과 느낌은 수시로 변했다.


해가 바다 아래로 숨는 모습을 퇴근 후 마트를 찾은 보통의 목요일에 보다니!

(그래봤자 그저 지구의 자전작용일 뿐이지만)

찰나를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휴대폰은 이미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도민이든 여행객이든 한마음으로 통했다.


‘서울에서도 태양이 저렇게 찬란하게 빛났던가?’


좋다.


아기의 사진을 찍는 아빠의 모습, 친구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까치발이 된 아저씨의 모습..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다.

올해 7월과 8월에는 비가 자주 올 거라는 기상예보에 6월을 허투루 쓸 수가 없다.

주말 오전 침대에 붙어 떨어지지 않던 등을 간신히 떼내어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갔다.


벌써 이곳은 여름휴가가 시작된 듯했다.


비치타월을 깔고 누워 있기 좋은 날씨다,

유월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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