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라이프

사회에서 중요한 게 나와 다를 때

by just E

예전 회사에서 선배가 말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은 모조리 기억해야 사회에선 뒤통수를 맞지 않는다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리숙한 나를 안쓰러워하는 마음에서 나온 인생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이었겠지.


선배는 모른다.

일상을 모조리 기억하는 게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일인지.

난 차라리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신뢰를 심어 주는 편이 맞았다(편했다). 하지만 그건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차가 신호등에 몇 번이나 걸렸고 브레이크를 몇 번이나 밟았으며 회사에 도착한 시간이 몇 시 몇 분이었는지,

과연 이런 질문을 누군가에게 한다면 몇 명이나 정확한 대답을 할까.


나에게 있어

회사에서 뱉은 나의 말과 행했던 행동을 빠짐없이 기억한다는 건, 마치 생명과 직결 된 마땅히 지켜야 사회 규범 안에서 안전하게 운전을 했을 출근길을 세세히 기억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이었다.


내 인생에서 이런 것들이 중요하긴 한 걸까.

왜?

무엇을 위해?


나의 일도 이와 같다.

하루 8시간, 주 5일, 일 년.

반복되는 일상에 그저 내가 오전에 동료에게 전달했던 내용이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아, 상대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가? 어제였던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게 문제였다.


어느 한쪽에선 잘 못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그 잘 못의 출처가 아니라는 말이 당당하게 나오지 않았다.


오늘의 신호등이 몇 개였는지 기억하지 못 한 죄로.


사회에선 왜 사사로운것이 이렇게도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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